[타볼레오]벤츠 전기 SUV ‘왕’…고급스러운 승차감 돋보여
넓은 공간·고급스러운 승차감 돋보여
회생제동 강도 조절·비공식 600㎞ 주행 장점
롤링·무선 휴대폰 연결 불안정은 아쉬워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사장님 같은 특별한 사람들이 타는 차. 뒷자리에 앉으면 흔들리는 것도 모른 채 움직이는 차. 이런 생각들일 겁니다. 벤츠 GLS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이면서 세단 S클래스 같은 경험이 가능합니다. 동시에 오프로드도 달릴 수 있고 짐 싣기가 편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차들은 차체 진동이나 움직임은 덜 할지라도 내연기관 엔진 때문에 다소 시끄러울 때가 있습니다. 디젤 모델을 산다면 더더욱 그렇겠죠. 하지만 전기차라면 S클래스나 GLS보다 더 좋을지도 모릅니다. 엔진이 들어가지 않아 정숙하기 때문이죠. 거기에 고급스러운 승차감까지 있다면 어떨까요? 바로 그 차를 타봤습니다. 벤츠 EQS 450 4MATIC SUV입니다.
벤츠 EQ 시리즈(전기차)는 올 상반기 전기차의 대명사 ‘테슬라’마저 눌렀습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를 보면 벤츠 전기차는 상반기 4039대 팔렸습니다. 경쟁사 BMW는 2989대를 팔았습니다. 테슬라 판매량은 3733대(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자료)였습니다. 벤츠 전기차가 수입 전기차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것이죠.
-이 차 장점이 무엇인가요?
EQS 450 4MATIC SUV는 벤츠 전기차 SUV 중에서 크기가 가장 큽니다. 시승 차는 5인승이었지만 최대 7인까지 탑승 가능한 모델(EQS 580 4MATIC SUV)도 있습니다. 비슷한 크기 세단 EQS와 동일한 휠베이스(3210㎜)를 갖췄지만, 전고(차량 높이)는 20㎝ 이상 높습니다. C필러(뒷좌석에서 대각선에 위치하고 있는 기둥으로 차체와 지붕을 연결한다)가 다른 차에 비해 뒤에 있어 머리공간을 더 확보했습니다. 파노라믹 선루프로 개방감까지 챙겼습니다. 몸이 그리 크지 않은 기자가 앉았을 땐 머리는 한주먹, 무릎은 두 주먹 가까이 남았습니다. 제원상 2열 레그룸(다리 공간)은 830㎜에서 960㎜까지 확보 가능하다고 합니다. 트렁크 공간 또한 최대 2100ℓ까지 확장할 수 있습니다. 골프백 4개를 충분히 실을 수 있다는 게 벤츠의 설명입니다.
승차감도 굉장히 부드러웠습니다. 이 차에는 벤츠가 자랑하는 에어매틱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됐습니다. 거기에 어댑티브 댐핑 시스템을 통해 드라이빙 모드, 속도 및 하중에 따라 각 휠을 개별적으로 제어합니다. 시승 차를 타고 간 경기 용인 고기동 일대에는 약 2㎞ 구간에 방지턱이 8개 있는 도로가 있습니다. 방지턱 높이와 떨어지는 각도는 일반 도로에 있는 것보다 훨씬 높으면서 급격히 떨어집니다. 이 길을 지나며 동승했던 지역 주민은 “GV80, BMW X1 등을 타봤는데 EQS SUV가 가장 승차감이 좋다”고 했었습니다. 마치 공기에 쌓인 방지턱을 넘는 느낌을 줘 몸이 흔들리지 않고 편안했습니다.
회생제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이 차에는 3단계 회생 제동 모드가 있습니다. 가장 강력한 회생제동을 제공하는 D-, 마일드한 회생 제동인 D, 회생제동이 거의 없는 D+입니다. 회생제동 느낌에 익숙해지고 나선 혼자 운전할 땐 전비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 D-로 설정했습니다. 전기차에 익숙한 사람이 동승했을 때는 D, 전기차를 처음 타보는 사람이 탔을 때는 D+로 설정했습니다. D+로 운전했을 때는 전기차를 처음 타봤어도 전기차로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전기차 특유의 ‘울컥거림’이 거의 없었습니다.
전비가 뛰어났습니다. 이 차 배터리 용량은 107.1㎾h입니다. 대형 전기 세단 BMW i7(105.7㎾h)보다도 더 큰 용량입니다. 처음 차를 받았을 때 배터리 충전량은 95%이면서 최대 주행거리는 600㎞였습니다.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 459㎞이지만 이보다 더 많은 거리를 주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 110㎞ 운전(간선도로·시내 5:5 비율)을 해보니 469㎞를 주행할 수 있다고 나왔습니다. 21㎞ 오차가 있었지만 현존하는 전기차 중 많은 거리를 갈 수 있는 차량임에는 분명합니다. 공인 전비는 ㎾h당 3.5~3.6㎞인데, 기자의 경우 4.71㎞가 나왔습니다.
-아쉬운 점은 없었나요?
시승하는 2일 동안 비가 계속 내렸습니다. 지하 주차장에 진입하고 나서 물기가 조금 남은 노면에서는 타이어가 미끄러져 ABS(급제동 시 바퀴 잠기는 현상 방지하기 위해 개발된 특수 브레이크)가 작동되는 듯한 소리가 들리며 살짝 미끄러지기도 했습니다. 공도에서도 급커브에서 롤링(경사진 길 돌 때 생기는 기울기) 현상이 간혹 일어났습니다. 3t에 가까운 무거운 공차중량(2850㎏)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 연결도 조금 아쉬웠습니다. 2~3시간에 1번꼴로 음악이 끊기거나 부메스터 서라운드 시스템이 갑자기 풀렸다가 회복되는 등 증상이 있었습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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