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올초 학부모 편지엔…“착한 아이들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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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2년차인 20대 교사가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해당 교사가 지난해 담임을 맡았던 1학년 학급의 학부모들에게 올해 초 자필로 쓴 손편지가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2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숨진 초등교사 A씨(24)가 지난해 담임을 맡았던 1학년 학급의 학부모들에게 학기말인 지난 2월 쓴 편지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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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2년차인 20대 교사가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해당 교사가 지난해 담임을 맡았던 1학년 학급의 학부모들에게 올해 초 자필로 쓴 손편지가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2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숨진 초등교사 A씨(24)가 지난해 담임을 맡았던 1학년 학급의 학부모들에게 학기말인 지난 2월 쓴 편지를 공개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해당 학교에 처음으로 발령받은 새내기 교사였다. 서울교사노조는 “2022학년도 학부모가 기억하는 고인의 손편지를 제보받아 추모의 뜻으로 공개한다”고 전했다.
A씨는 편지에서 “감사한 마음을 전달 드리고 싶어 이렇게나마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드리려 한다”며 “2022년은 저에게 참 선물 같은 해였다. 너무나 훌륭하고 착한 아이들을 만나 함께할 수 있음에 저에게도 너무나 가슴 벅차고 행복했던 1년이었다. ‘앞으로 교직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좋은 아이들을 또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귀한 우리 아이들을 믿고 맡겨주시고 아이의 학교생활을 늘 지지해주셨음에 담임교사로서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며 “학부모님들께서 든든히 계셔 주신 덕분에 우리 1학년 O반 공동체가 더 빛날 수 있었다. 1년 동안 가르치며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쑥쑥 자라나는 모습을 보니 참 대견하고 흐뭇했다”고 했다.
이어 “원 없이 웃으며 즐거웠던 순간, 속상하고 아쉬웠던 순간들 모두가 아이들의 삶에 거름이 되어 더욱 단단하고 성숙한 존재가 되도록 도울 것이라 믿는다”면서 “앞으로 모두 함께 한 공간에서 모이기는 어려울 수 있겠지만 서로를 기억하고 좋은 추억을 가득 가져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언제 어디서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도록 오래오래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A씨의 따뜻한 성정은 앞서 공개된 제자에게 쓴 편지에서도 그대로 묻어난다. 코로나19 기간 등교가 진행됐던 지난해 9월 20일 작성된 편지는 교사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편지 옆에는 제자와 함께 다정하게 찍은 사진도 담겼다.
A씨는 편지에서 “늘 열심히 하고 선생님 말씀도 잘 듣는 우리 OO아. 너의 노력 하나하나가 쌓이고 쌓여 이렇게 빛이 되는 날이 왔구나. 늘 대견하고 자랑스러워”라며 제자를 칭찬했다.
이어 “선생님이 OO이를 볼 때면 종종 깜짝 놀라. 기발한 생각을 하거나 자세하게 표현하는 능력이 참 대단해”라며 “이 밖에도 OO이가 가진 장점들이 앞으로 더욱 빛날 수 있기를 선생님이 항상 응원할게”라고 적었다.
앞서 A씨는 지난 18일 교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 사망 배경에 일부 학부모들의 ‘갑질’이 있었다는 의혹이 이어지자 경찰은 교사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광범위한 조사에 나섰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1일 오전 서이초 앞에 마련된 임시 추모 공간을 찾아 “일부 학부모의 갑질 민원 제기 (의혹)에 대해서 사실 확인을 해보겠다”고 밝혔다.
A씨의 극단적 선택이 알려진 후 각종 교사 커뮤니티에서는 진상을 규명하고 교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게 환경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는 온오프라인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22일 오후에는 서울 종로구 보신각종 앞에서 교사들의 대규모 시위가 예고됐다. 시위는 노동조합 등 특정 단체가 아닌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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