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혐의에도 미뤄지는 ‘로톡’ 결론…속 타는 벤처업계

이소연 2023. 7. 2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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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에 대한 징계가 적법했는지를 두고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법무부는 같은 날 오후 변호사징계위원회(징계위)를 열고 로톡 가입을 이유로 징계를 받은 변호사 123명이 낸 이의신청 안건을 심의했다.

법률서비스 플랫폼에 가입한 변호사를 징계한다는 내용으로 사실상 로톡을 겨냥한 규정이었다.

이후 변협은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 123명을 징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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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기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이 20일 오후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 가입 징계 변호사 이의신청 관련 심의가 열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에 대한 징계가 적법했는지를 두고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기존 이익단체와 신산업이 부딪히는 상황에서 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벤처기업협회는 20일 법무부 변호사 징계위원회 속행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입장문을 냈다. 협회는 “심의가 결론 없이 속행돼 벤처업계는 아쉬움이 큰 상황이다. 차기 위원회가 언제 잡힐지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희망고문에 놓이게 됐다”며 “리걸테크 시장은 우리나라만 제자리걸음 중이다. 혁신의 싹이 자라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질타했다.

2100여개의 스타트업 등이 참여하고 있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도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의 징계 처분을 취소하지 못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법무부가 계속해서 결정을 미루기만 한다면 이는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사회적 갈등 분야에 진출한 스타트업이 사업을 예측할 수 있도록 빠른 판단과 결정, 해석 등으로 사안을 정리해줘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법무부는 같은 날 오후 변호사징계위원회(징계위)를 열고 로톡 가입을 이유로 징계를 받은 변호사 123명이 낸 이의신청 안건을 심의했다. 그러나 징계 정당성에 대해서는 결론내지 못했다. 추가 심의를 거쳐 근시일 내에 심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4년 출시된 로톡은 변호사와 의뢰인을 연결해주는 법률서비스 플랫폼이다. 변호사 4000여명을 회원으로 두는 등 세를 크게 확장해왔다. 그러나 로톡에 대한 변호사단체의 고발이 잇따랐다. 로톡은 지난 2015년과 2017년, 2020년 등 세 차례나 변호사법 위반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됐다. 다만 수사기관은 모두 ‘혐의 없음’으로 사건을 자체 종결했다.

문제는 지난 2021년 변협이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면서부터다. 법률서비스 플랫폼에 가입한 변호사를 징계한다는 내용으로 사실상 로톡을 겨냥한 규정이었다. 이후 변협은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 123명을 징계했다. 이로 인해 변호사들이 이탈하며 로톡 운영이 어려워졌다.

로톡도 반격에 나섰다. 변협의 규정에 대한 헌법소원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신고 등을 진행했다. 공정위는 변협의 징계가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10억원을 부과했다. 헌법재판소도 변협의 규정을 일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변호사 등 이외의 자가 자신의 상호 등을 표시해 변호사와 소비자를 연결하거나 광고·홍보·소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위헌 청구를 기각했다. 변협은 이에 따라 징계를 계속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긴 분쟁을 이어오며 로톡도 기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직원의 절반가량을 정리 해고하고, 사옥 매각에도 나선 상황이다.

벤처업계와 기존 시장이 충돌하는 사례는 더 있다. 불법콜택시 논란으로 법정 싸움을 이어갔던 ‘타다’가 대표적이다. 미용·의료정보 플랫폼 ‘강남언니’와 세무회계 플랫폼 ‘삼쩜삼’ 등도 기존 전문가 단체와 갈등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로톡 사태는 플랫폼 업계에서 상징성을 갖고 있다”며 “신산업과 이익단체들이 부딪히는 상황이 해결되지 않으며 벤처업계에서도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사회적 갈등이 아닌 상생과 공생의 방향을 찾도록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며 “해외에서는 플랫폼 분야 유니콘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만 규제로 막혀있다”고 말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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