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스타] 복귀전 3안타, 이대호 대기록 경신… '야천'의 겸손 "그냥 좀 되는 날일 뿐"

차승윤 2023. 7. 21.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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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이 KBO리그 우타자 통산 최다 타점 기록을 새로 썼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그냥 오늘이 좀 되는 날이었다."

최정(SSG 랜더스)이 또 하나의 전설을 썼다. 부상 복귀전에서도 '야구 천재'다운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이며 레전드 이대호를 뛰어넘었다.

최정은 2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3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 1볼넷으로 팀의 6-4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5일 부상과 10일 말소 후 10여일 만에 복귀전이었다. 그러나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더니 5회 결승 1타점 2루타, 7회 쐐기를 박는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최정이 빠지고 1승 4패를 기록하던 SSG였다. 최정은 복귀하자 마자 자신이 왜 최정인지를 증명했다.

이날 2타점을 추가하면서 최정은 개인 통산 1427타점 째를 쌓았다. 전반기 종료 시점 1425타점으로 이대호와 KBO리그 통산 기록에서 공동 3위였던 그는 2점을 추가하면서 단독 3위에 오르게 됐다. 최정보다 높은 이는 이승엽(1498타점) 현 두산 베어스 감독과 KIA 타이거즈 최형우(1507타점) 뿐이다. 이대호를 넘어서면서 KBO리그 역대 어떤 우타자보다도 높은 곳에 오르게 됐다. 단 72타점만 더하면 이승엽 감독도 넘어서게 된다.

<yonhap photo-2731="">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SSG의 경기. 1회초 2사 상황에서 SSG 최정이 안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yonhap>


21일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최정은 "(2군에 있는 동안) 꾸준히 재활과 보강 운동을 했다"고 돌아보며 "복귀 첫 경기고 그동안 투수와 상대를 안 해 긴장도 했다. 과연 첫 경기부터 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첫 타석부터 안타가 나왔다. 정확히 맞진 않았지만, 결과가 좋아 자신감을 찾은 것 같다"고 전했다.

매일 뛰어도 장담할 수 없는 게 타격감이다. 10여 일 만에 첫 타석 초구부터 안타를 때려내는 건 '천재적 감각' 이외에는 수식어를 붙이기 어렵다. 그러나 최정은 "공을 많이 보면 오히려 불리할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빠르게 승부를 보기로 했다. 초구 안타가 나오면서 '오늘 좀 되는 날인가' 싶더라"고 했다. 6월 MVP(최우수선수)를 탄 그에게 타격감을 비교해달라 묻자 "전반기에 해온 것을 유지하는데 집중했다. 전반기와 똑같은 느낌으로 타석에 서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3안타 중 가장 어려웠던 타석은 단연 7회 함덕주를 상대할 때였다. 올 시즌 LG 필승조로 뛰고 있는 함덕주는 전반기를 평균자책점 1.28로 마치던 올 시즌 최고 철벽 불펜이다. 특히 체인지업은 우타자 상대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최정은 그 체인지업을 공략, 2루타로 연결해 팀의 승기를 굳히는 해결사로 활약했다.

최정은 "함덕주가 잘 던지는 공을 노렸다. 하지만 앞 카운트에서는 체인지업에 전혀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찍어 놓고 밀어 친다는 느낌으로 체인지업을 치려고 했고 이게 또 됐다"고 설명하면서 "오늘은 여러모로 좀 되는 날인 것 같다"고 했다. 최정은 앞서 케이시 켈리의 초구 커브를 공략한 것도 '되는 날'이라고 했지만, "켈리의 데이터를 참고했다. 그동안 켈리와 많이 만나기도 했다"고 했다. 즉 수많은 타석을 경험해 온 '레전드'의 게스 히팅의 결과물이었다는 뜻이다.

이대호를 넘어선 최정은 이제 이승엽 감독과 최형우를 넘어서는 일이 눈앞이다. 그러나 그는 "통산 기록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마다 정말 좋고 영광스럽다. 하지만 기록을 깨는 것만 보고 노력하지는 않는다. 그냥 하다 보면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보다는) 경기를 더 생각한다. 오늘도 2타점이 아니었으면 연장 가서 힘든 경기를 했을지도 모른다. 그냥 그렇게 경기 안에서 기록 하나하나 생각하고 있다. 그게 더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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