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응 "1.7억달러 AI 펀드, 한국 참여 가능…협력 원한다"(종합)
한국 인재·정부지원 긍정 평가
글로벌 인공지능(AI) 석학인 앤드류 응 교수는 1억7000만 달러 규모의 AI펀드를 구축했다며, 이에 한국 기업도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앤드류 응 교수의 방한을 맞아 21일 서울 여의도 KBS별관에서 국내 AI 연구자, 스타트업이 함께하는 대담회를 개최했다. AI 관련 종사자 500여명이 참석해 행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앤드류 응 스탠퍼드 컴퓨터과학 교수는 재프리 힌튼, 얀 르쿤, 요수아 벤지오 등과 함께 AI 분야 최고 석학으로 평가된다.
그는 이날 'AI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을 통해 "AI는 전기처럼 도처에 쓰일 수 있고, 사회 전반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요소"라며 "고도화된 AI 기술을 경제적으로 활용한다면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앤드류 교수는 "특히 생성형 AI 기술은 3년 내 2배 이상 향상될 것"이라면서 "기술적으로 가치 있고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게 중요하며, 이를 통해 인프라와 개발 툴에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5년 전에 AI펀드를 시작해 여러 팀이 가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도록 했다"며 "한국에서도 AI펀드를 구축해 파트너로서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협력 의사를 밝혔다. 앤드류 교수는 해당 AI펀드의 규모가 1억7000만달러(약 2200억원)라고 언급했다.
그는 AI 연애 코칭 애플리케이션 'AMORAI'를 개발할 때도 AI펀드를 활용했으며, 소셜앱 틴더(Tinder)의 전 COO와 협업했다고 전했다. 선박 연료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스타트업 '베어링AI'의 성공 사례도 소개했다.
아울러 앤드류 교수는 스타트업 창업 팁을 소개하며 "구체적인 아이디어로 명확한 방향성을 갖고 사업을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한국에는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있다. 함께 발전시켜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AI 기술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윤리적인 요소를 고려할 것이며,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사람들의 삶이 흔들리지 않도록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갖겠다고 밝혔다.
이어 "AI는 기후변화 등 존재론적 위기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빠른 속도로 AI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방한에 대해 "한국의 AI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고, 한국의 AI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에서 함께 일할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국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인재가 많이 있고, 벤처 생태계도 잘 구축돼있으며, 정부가 기초연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점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실리콘밸리의 강점은 커뮤니티 정신"이라며 "기회를 놓고 경쟁하기보다는, 함께 역량을 쌓고 협력해 서로에게 도움을 준다면 멋진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조강연 이후에는 김세엽 셀렉트스타 대표의 발표를 비롯해 앤드류 응 교수, 오혜연 카이스트 교수, 박이안 한국투자공사 디렉터 등이 참여한 좌담회가 이어졌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당초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국제우편물 독극물 테러 위협 대응 상황을 점검하는 일정을 소화하느라 불참했다.
허성욱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민간과 협업해서 인공지능 기술과 산업 경쟁력 강화하고 핵심 인프라를 확충·지원하겠다"며 "AI 반도체 기반으로 K-클라우드 정책 추진하고 중소 스타트업 협업해서 혁신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AI 서비스 개발을 지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한 "인공지능을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지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인공지능을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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