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경찰 불만 고조 "큰 사고때마다 '기승전경'…총대는 늘 경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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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폭우로 14명이 숨진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두고 경찰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경찰 내부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해당 글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 경찰만 통제 현장에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큰 사고가 날 때마다 또 '기승전경'이겠구나 생각을 하게 된다", "문제 생기면 책임소재 가리지 않고 다 경찰 책임" 등의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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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대비 제대로 됐는지는 왜 안 따지나"
지난 폭우로 14명이 숨진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두고 경찰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경찰 내부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경찰청 내부망인 폴넷에는 ‘경찰 업무가 도대체 어디까지인가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신고가 접수되면 현장에 출동해 조치하는 것은 경찰의 업무가 맞다”면서 “하지만 자치단체에서 처리해야 되는 사항까지 신고접수해 현장에 지령(을 내리고), 현장 경찰관이 책임지고 처리해야 되는 사항인지 의문이 많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론 위험하고, 긴급히 처리해야 되는 사항이라면 어떤 일이든지 현장에 출동해 선조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사고는 신고인에게 지방자치행정기관에 민원을 접수하도록 안내 해야 했을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물론 비가 많이 오고 있다면 당연히 확인 후 어떤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며 “(이번에는 그런 상황이 아니었고) 세상 모든 일이 경찰이 해야 해는 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해당 글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 경찰만 통제 현장에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큰 사고가 날 때마다 또 ‘기승전경’이겠구나 생각을 하게 된다”, “문제 생기면 책임소재 가리지 않고 다 경찰 책임” 등의 댓글이 달렸다.
또 다른 경찰관도 ‘총대는 늘 경찰이, 경찰은 동네북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최우선으로 경찰관이 희생양이 되는 것 같아 억울하다”면서 “이태원 참사 때와 마찬가지로 또 힘없는 경찰관들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 경찰관은 “지하차도 관리 및 유지보수를 누가 하는지, 침수 대비 계획은 제대로 세웠는지, 지하차도 앞에 경보 안내 문구 등 신호 체계가 설치됐는지, 도로 관리하는 책임기관과 책임자는 제 역할을 다했는지, 제방에 대한 사전 관리 감독은 철저하게 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사전에 시스템적으로 잘못이 있고 대응에 문제가 있음에도 도로 통제를 하지 않아 경찰관들 때문에 인명사고가 났다고 결론을 내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한 “앞으로 이러한 유사사례는 수없이 일어날 텐데, 인명사고가 나면 또다시 경찰관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근본적인 문제는 다른 데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관들에게 책임을 지우니까 그래서 억울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무조정실이 보도자료를 통해 “감찰 조사 과정에서 경찰의 범죄 혐의를 발견하고,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오늘 오전 경찰관 6명에 대한 수사 의뢰서를 대검찰청에 제출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성토의 내용이었다.
국조실에 따르면 경찰은 사고 당일 침수사고가 발생한 오전 8시40분보다 이른 오전 7시2분과 7시58분 ‘오송읍 주민 긴급대피’와 ‘궁평지하차도 긴급통제’를 요청하는 신고를 접수했는데, 감찰 결과 경찰은 실제 출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조실은 경찰의 보고와 관련해 대상자들의 진술이 모순·충돌되고, 허위 보고까지 한 것으로 판단해 수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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