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쓸모없는 겁쟁이" 비판한 러시아 군사블로거 구금됐다
러시아 당국이 연방 보안국(FSB) 출신 민족주의 성향 군사 블로거인 이고르 기르킨을 체포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기르킨의 부인은 이날 기르킨의 공식 텔레그램 채널에서 남편이 현재 구금 중이라고 전했다.
부인은 이날 텔레그램에서 "오늘 11시 30분쯤 조사위원회 사람들이 내가 없는 동안 집에 왔었다고 한다"면서 "이들이 남편의 팔을 잡고 알 수 없는 방향으로 끌고 갔다고 한다"며 지인들의 목격담을 전했다. 이어 "나는 남편의 행방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며, 남편은 내게 연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러시아 통신사 RBC는 경찰 소식통과 기르킨의 변호사를 인용해 기르킨이 사법당국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기르킨이 러시아 연방 형법 282조('극단주의')를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기르킨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할 때 공을 세웠고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친러 반군을 조직하기도 했다. 그는 승객 283명 등 탑승자 298명 전원이 사망한 말레이시아항공 MH17 추락 사고에 가담한 혐의도 인정됐다. 현재 그는 영향력 있는 군사 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하면서도 러시아 정부가 전쟁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특히 올해 초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소위 '특별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방식이 무능하다고 지적했다. 기르킨의 체포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당국이 특별 군사 작전에 대한 기르킨의 비판에 질려버렸을 수도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평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등 현 지도부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도 일삼았다. 미국 뉴스위크에 따르면 기르킨은 18일 텔레그램 채널에 "푸틴 대통령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임기를 연장한다면 러시아 국민은 생존하지 못할 것"이라며 정권 이양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을 '쓸모없는 겁쟁이'라고 일컫기도 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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