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일 일어나는 삶, 참 복잡하다는 얘길 하고 싶었다"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이영광 2023. 7. 2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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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 소설가로 활약하는 곽재식 작가가 지난 6월 <사설 탐정사의 밤> 이란 연작 추리소설을 출간했다.

2015년부터 곽 작가가 7년간 미스터리 장르계 잡지 <미스테리아> 에 발표한 작품 8편을 묶어 펴낸 <사설 탐정사의 밤> 은, 1949년 대한민국 서울을 배경으로 해방공간을 활용한 스토리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왜 그런지 들어보고자 지난 17일 서울 종로3가역 근처 커피숍에서 곽재식 작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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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추리소설 <사설 탐정사의 밤> 출간한 곽재식 작가

[이영광 기자]

 <사설 탐정사의 밤> 책 표지
ⓒ 문학과지성사
 
SF 소설가로 활약하는 곽재식 작가가 지난 6월 <사설 탐정사의 밤>이란 연작 추리소설을 출간했다. 2015년부터 곽 작가가 7년간 미스터리 장르계 잡지 <미스테리아>에 발표한 작품 8편을 묶어 펴낸 <사설 탐정사의 밤>은, 1949년 대한민국 서울을 배경으로 해방공간을 활용한 스토리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작가의 말에 보면, 작가는 '추리 소설 출간이 필생의 과업 비슷한 일'이었다고 한다. 왜 그런지 들어보고자 지난 17일 서울 종로3가역 근처 커피숍에서 곽재식 작가를 만났다. 다음은 곽 작가와 나눈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한국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
 
 곽재식 작가
ⓒ 이영광
 
- 지난 6월 중순 <사설 탐정사의 밤>이란 추리소설을 출간하셨잖아요. 작가의 말 보니 필생의 과업 중 하나인 것처럼 쓰셨던데, 출간 소회가 어떠세요?
"필생의 과거까지는 아니고 제가 꼭 내보고 싶은 분야였는데 책으로까지 내게 돼서 기분이 좋고요. 사실 어느 정도 노리고 있었어요. 왜냐면 작가의 말에도 썼던 얘기인데 제가 SF 소설 많이 쓴 걸로 알려진 편이고요. 어떻게 하다 보니 잡지사 같은 데서 소설 써달라고 부탁받아서 낸 소설 중에서는 추리 소설이 제일 많은 편이었거든요. 그래서 추리 소설도 책으로 내보면 좋겠다는 생각 하고 있었어요."

- 소설은 1948~49년 서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1948년이면 한국전쟁 터지기 직전이잖아요. 왜 이때를 배경으로 삼은 건가요?
"추리 소설에서 하나의 세부 장르를 차지하고 있는 것 중에 하드보일드 추리 소설이라는 게 있지 않겠습니까. 그게 영화로 영상물로 만들어지면 흔히 누아르 영화라는 말도 많이 쓰이죠. 이런 하드보일드 추리 소설과 그거에 영합한 누아르 영화가 제일 유행하던 시기가 따져보면 1940년대 정도인 것 같아요. 제가 1940년대를 배경으로 한 미국 영화들 보면서 하드보일드 추리 소설 느낌을 소설로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미국 영화를 봤다고 해서 미국 LA를 무대로 탐정 소설 같은 걸 쓴다는 건 너무 어려울 것 같았어요.

저는 한국 작가고 한국에 대해서 제일 잘 알죠. 그래서 생각 끝에 오히려 같은 비슷한 시기에 한국을 배경으로 소설 쓰면 개성적인 소재도 많이 얻을 수 있고 특이한 이야기도 많이 떠올려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 그래서 시간적으로 제가 아이디어를 얻어온 필름 누아르로 하드보일드가 유행하던 1940년대라는 시대를 잡아 왔지만, 공간적으로는 저에게 친숙한 그때 당시 대한민국 서울을 가져와서 이 소설 시리즈의 배경이 탄생한 것이겠죠."

- 1949년이란 시대적 배경이 있는 만큼 그 시대 취재도 필요했을 것 같은데요.
"취재는 그때 신문을 많이 봤어요. 45년 이후로 나온 한글 신문들이 지금도 남아 있는 게 많이 있고, 날짜마다 다 남아 있잖아요. 역사책에 나오는 건 정치 사건 위주로 다루다 보니까 그때 당시에 도시 풍경이 어땠고 일반인들이 어떻게 살았느냐 뭐가 유행했느냐에 대해서는 자세히 안 나와 있어요.

도움이 안 된 건 아니지만 한계가 있었죠. 오히려 그때 당시 신문을 보면 '어떤 노래가 유행했다', '어떤 영화를 사람들이 보러 갔다', '사람들이 뭐가 물가가 높아서 고생이었더라', '무슨 도둑질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등이 나오죠. 그런 걸 취재 많이 했습니다."

야밤에 읽으면 재밌을 것
 
 탐정(자료사진).
ⓒ 픽사베이
- 우리나라는 아직 '탐정' 직이 불법인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 얘기 잘해주셨어요. (불법이었는데) 최근에 합법화가 됐어요. 원래 1948년도 대한민국 제1공화국 정부가 출범하면서 탐정이 합법이었던 시대가 있었어요. '사설 탐정사'라는 말도 그때 쓰이던 말이에요. 요즘에는 '탐정 사무소' 아니면 탐정 서비스, 이런 식으로 얘기할 텐데 과거 쓰이던 게 사설 탐정사거든요.

그때 합법으로 운영되는 시기가 좀 있었습니다. 사실 1948년~49년에는 사설 탐정사가 범죄 수사하는 것보다도 주로 어떤 일을 많이 했었냐면 흔히 말하는 용역회사 직원이라는 거 있죠. 그런 일을 했어요.

다만 흥신소와는 다른 게, 예를 들면 어떤 파업 같은 게 벌어져서 노동조합 사람들하고 회사의 높은 사람들하고 서로 대립해요. 그러면 회사에 높은 사람들이 자기를 지키려고, 약간 무서운 사람들 몇 명 서 있었으면 좋겠다고 할 때 용역 같은 걸 고용하잖아요.

근데 이때는 사설 탐정사 통해서 그런 이들을 고용하는 게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사장실, 회장실 같은 데 지키는 일들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한국전쟁 지나고 50~60년대 넘어오면서 탐정 사업이 불법으로 변했던 거죠. 

그래서 한 50년 가까이, 지난 2010년대까지도 탐정 사업이 또 불법인 시대가 쭉 이어지다가, 찾아보니까 2020년 8월에 법이 바뀌어서 최근에 다시 탐정 사업을 어느 정도 합법적으로 할 수 있게 됐어요(지난 2020년 8월 '신용정보의 이용과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 뒤 '탐정' 명칭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됐다-편집자주). 요즘 다시 또 탐정이 합법이 된 시대가 다시 찾아왔죠."

- 이번 책으로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사실 연작 단편이라서 메시지 생각은 많이 못 했어요. 그럼에도 무슨 생각을 많이 했냐면, 이렇게 혼란스러운 시대일수록 사람 삶이라는 게 복잡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착한 사람이라고 항상 착하게만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일이 꼬여서 나쁜 일에 휘말리기도 하고, 나쁜 사람이 마음 고쳐먹고 착한 일을 하게 될 수도 있고요. 삶이라는 게 참 복잡하고, 온갖 기구한 일이 일어난다는 이야기가 내내 이어지는 메시지가 아닌가 생각 해보았습니다."

- 이 책을 좀 더 재밌게 읽을 방법이 있다면요?
"주로 밤에 읽으면 재밌을 것 같아요. 제가 애초 도시의 밤거리를 무대로 하는 하드보일드 소설을 생각하면서 쓴 책이니까, 더운 여름밤에 약간 1940년대에 어울리는 재즈나 블루스 음악 같은 거 틀어놓고 읽어보면 재밌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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