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HMM 인수전…누구 품에 안기나
[한국경제TV 김예원 기자·지수희 기자]
<앵커> 국내 최대 해운회사 HMM 매각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몸값만 최소 5조 원이 넘는 인수합병 시장의 최대어가 매물로 등장했습니다.
특히 HMM은 자산 규모만 26조 원에 달해, 인수에 성공할 경우 단숨에 재계 순위가 뒤바뀔 수 있습니다.
먼저 HMM이 어떤 회사인지, 지수희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지수희 기자> HMM 모태는 1976년 설립된 아세아상선입니다.
1970년대 오일쇼크로 현대중공업이 만든 초대형유조선(VLCC) 세 척이 제 주인에게 인수되지 못하자 정주영 회장이 해운회사를 직접 차린 게 시작입니다.
외국선사가 독점했던 원유 수송권을 따내면서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아세아상선은 1983년 현대상선으로 사명을 바꿉니다.
이후 M&A를 통해 몸집을 키워 1995년 증시에 입성했고, 외환위기 때도 호황을 누리는 알짜회사로 성장합니다.
하지만 2000년, 현대가 형제의 난을 겪으면서 정몽헌 회장의 현대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뒤 찾아온 금융위기와 해운업 불황에 쇠락의 길로 접어듭니다.
고강도 구조조정에도 불황의 터널을 넘지 못한 현대상선은 2016년 채권단에 경영권을 넘긴 뒤 2020년 HMM으로 사명이 바뀌는 우여곡절을 한번 더 겪습니다.
2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HMM은 코로나 물류 호황을 타고 승승장구해 지난해 영업이익 10조 원, 현재기준 시총 10조 원의 초우량 기업으로 탈바꿈해 채권단 관리 7년 만에 새주인 찾기에 나섰습니다.
한국경제TV 지수희입니다.
<앵커> 산업2부 김예원 기자 나왔습니다. 김 기자, 산업은행이 드디어 HMM 경영권 매각 공고를 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전날 산업은행은 한국해양진흥공사와 HMM 경영권 매각을 위한 공고를 냈는데요.
다음달 21일 오후 5시까지 예비입찰제한서를 받습니다. 산은은 올해 안에 새 주인을 찾겠단 목푭니다.
매각 지분은 총 3억 9,900만 주인데요.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구주 약 1억9,900만주에 영구채 등에서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2억주를 합친 물량입니다.
현재 시장에서 추정하는 매각 예상 가격은 5조 원에 달합니다.
다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매각가가 8~9조원대로 더 뛸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앵커> 그동안 HMM 매각의 걸림돌로 지목돼 온 게,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들고 있는 영구채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왜 일부만 주식으로 전환하기로 한 겁니까?
<기자> 앞서 산은과 해진공은 HMM 경영정상화를 위해 약 2조6,800억 원의 영구CB와 BW를 발행했습니다.
이중 영구채 1조 원만 주식으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산은이 HMM 영구채를 전량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현재 유통주식수보다 많은 주식이 시장에 쏟아지게 됩니다.
그러면 지분 희석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의 피해뿐 아니라 잠재 인수자들의 자금 부담을 늘릴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고요.
또, 배임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현재 2만원 안팎에 거래되는 HMM 주식을 주당 5,000원에 취득할 수 있는 상황이죠.
낮은 가격으로 고평가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데, 산은이 이러한 이익을 포기하는 것은 배임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몸값이 최소 5조원이다 이런 전망들이 나오는데, 잘 팔리겠습니까?
<기자> 산은 측은 약 4억주를 모두 매각한다는 게 원칙이지만, 인수부담 등을 고려해 일부만 사갈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준다는 계획입니다.
전환 주식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인수자와 협의하에 처리한다는 거고요.
또, 잔여 영구채에 대해선 HMM의 상환권 행사에 따라 단계적으로 전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일종의 절충안인 셈이고요.
다만, 침체에 빠진 해운업황은 또 다른 걸림돌로 꼽히는데요.
지난해 HMM은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올해는 주춤하고 있죠.
지난해 말부터 해상운임은 떨어지는데, 선박유 가격은 오르고 있고, 경기 침체 여파로 글로벌 물동량이 크게 감소한 영향입니다.
<앵커>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기업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몸값을 감당할만한 곳들은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고, 체급이 안되는 곳은 적극적이고 이런 모양새입니다.
<기자> 앞서 SM그룹의 우오현 회장이 인수 의사를 공식화했죠.
SM그룹은 6.56%의 지분을 보유한 HMM의 3대 주주이기도 합니다.
우 회장은 HMM의 적정 가격을 4조원으로 보고 있다며 최대 4조 5천억 원 가량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잠재 인수 후보군으론 현대차, LX, 포스코 등이 거론되는데요.
물류 사업을 영위하는 LX판토스를 보유한 LX그룹과 해외에서 대부분의 원료를 들여오는 포스코그룹 등도 해운산업과 연관성이 높아 거론되는 것으로 보이고요.
특히, 현대차그룹은 HMM 전신이 현대상선이었던 데다 인수 여력도 충분하죠.
자동차운반선 등을 지닌 현대글로비스와도 사업 관련성도 크다는 점에서 후보군으로 꼽힙니다.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은 지난해말 기준 자산총액이 26조 원으로 재계순위 19위거든요.
결과에 따라 재계 지각변동이 생길수 있다는 점에서 대기업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이슈플러스 김예원 기자였습니다
김예원 기자·지수희 기자 yen88@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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