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출시 시간표까지 공개했다…생성 AI에 집중하는 이유 [팩플]
네이버가 올 하반기 생성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대거 공개한다. 다음달 말 핵심 기반 기술인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공개를 시작으로, 응용 서비스들을 줄줄이 내놓는다. 챗GPT 같은 소비자 대상(B2C) 대화형 챗봇 서비스 뿐 아니라 기업용(B2B) 생성 AI 시장에도 진출한다. 오픈AI나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주도하는 생성 AI 경쟁에서 네이버가 수익성까지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공개 일정은
네이버는 다음달 말 기존 LLM ‘하이퍼클로바’(2021년 공개)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다고 21일 발표했다. ‘네이버 버전 챗GPT’인 ‘클로바X’도 8월에 공개된다. 창작과 요약을 비롯한 글쓰기가 가능해 개인의 생산성 도구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게 네이버 측의 설명이다. 챗GPT처럼 학습·예약·쇼핑 등 외부 서비스를 클로바X와 플러그인(Plug-in) 형태로 연동해 쓸 수도 있다.
9월에는 네이버의 검색에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한 서비스를 베타(테스트용) 출시한다. 생성 AI 검색 ‘큐:(Cue:)’다. GPT-4를 적용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bing)과 유사한 서비스일 가능성이 크다. 현재 네이버 검색은 키워드를 검색창에 입력하면 관련 링크를 나열해 보여주는 방식이지만, 큐:에선 긴 질문 형태로 검색이 가능하다. 네이버 측은 “큐:는 복합적인 의도가 포함된 긴 질의를 이해할 수 있다다”며 “신뢰도 있는 최신 정보를 활용해 입체적인 검색 결과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연내에 네이버 검색에도 큐:를 일부 적용할 계획이다.
왜 중요해
이날 네이버는 이례적으로 주요 서비스 공개 일정을 밝혔다. 당초 7월이던 하이퍼클로바X의 공개 시점이 늦춰지면서 네이버의 AI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나오던 차였다. 네이버는 2년 전에 자체 LLM을 이미 공개했지만, 오픈AI나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주도하는 최근의 서비스 경쟁에서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하이퍼클로바X가 네이버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느냐로 모아지고 있다.
최근 네이버는 기술, 시장, 규제 등 여러 면에서 도전에 직면한 상황. 일단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검색(서치플랫폼) 사업의 성장세가 둔화됐다. 지난 1분기 서치플랫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치권의 압박도 거세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14명은 지난 12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윤두현 의원 대표발의)을 발의했다. 검색 결과로 비영리성 정보를 우선 노출해야 하고, 광고와 비영리성 정보를 구분해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네이버의 수익원인 검색광고 사업을 직접 겨냥했다.
동시에,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주도하는 생성 AI 기술 경쟁을 따라잡는 것만도 만만치 않다.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네이버의 국내 웹 검색(PC·모바일 웹 합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 1월 64.5%에서 5월 55.7%로 하락했다. 반면 구글은 1월 26.5%에서 5월 34.8%로 8%포인트 이상 오르며 네이버를 추격하는 중. 네이버로서는 이용자들을 불러 세울 ‘한 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네이버의 AI 전략은
① 네이버 서비스의 생산성 향상
검색을 중심으로 큐:와 네이버 서비스들과 연계를 확대한다. 기존에 검색을 여러번 해야 가능했던 쇼핑이나 음식점 예약 등을 큐를 이용해 간편하고 빠르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창작자·중소상공인(SME) 등 파트너를 위한 도구에도 생성AI를 적용한다. 먼저 콘텐트 제작 툴 ‘스마트에디터’에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한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는 글쓰기 좋은 소재를 추천받을 수 있고 키워드를 선택해 적절한 초안을 AI에게 써 달라고 할 수도 있다. 9월부터 일부 블로그 창작자를 대상으로 제공할 예정.
② AI로 돈 벌기, B2B 노린다
기업용 생성 AI 시장에도 뛰어든다. 현재 네이버클라우드에서 서비스 중인 AI 앱 개발 플랫폼 ‘클로바 스튜디오’에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한 서비스를 8월에 일부 기업에 공개한 뒤, 10월 공식 출시한다. 기업들이 보유한 자체 데이터를 활용해 기업 맞춤형 생성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다. 기업의 데이터센터에 서버 인프라를 설치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도 같은 달 출시한다. 앞서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4월 성낙호 기술총괄 중심으로 ‘하이퍼스케일 AI’ 조직을 확대 개편해 관련 기술개발을 준비해왔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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