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오드 영양제'로 방사능 피폭 막는다고? [이게뭐약]
◇영양제 속 요오드 함량, 필요 이상으로 높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장하는 일반 성인의 요오드 일일섭취량은 150μg이다. 그러나 시판 요오드 영양제 대부분엔 이를 훨씬 초과하는 양의 요오드가 들었다. 영양제 1정에 든 요오드 함량은 ▲닥터에스더 ‘유기농 요오드 플러스’가 150μg(일일영양성분 기준치의 100%) ▲내추럴플러스 ‘멀티밸런스 요오드’가 2400μg(1600%) ▲영진약품 ‘요오드 V4’가 1500μg(1000%) ▲경남제약 ‘그린 요오드’가 2400μg(1600%) ▲뉴트리코어 ‘유기농요오드’가 3125μg(2083%)다. 복용하는 순간 몸에 그야말로 ‘요오드 폭탄’을 투하하게 된다. 식약처가 제시한 일일 요오드 상한섭취량은 2400μg이다.
문제는 한국인의 요오드 섭취량이 지금도 그리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다. 원자력병원 김홍일 박사(내분비내과 전문의)는 “요오드섭취량이 부족한 지역은 갑상선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요오드 영양제를 섭취할 수 있으나, 한국은 성인의 하루 평균 요오드 섭취량이 권장섭취량을 초과해 경우가 다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김초일 박사팀이 2016~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자료를 분석해 국민의 요오드 섭취량을 추정한 결과, 한국인의 하루 평균 요오드 섭취량은 417㎍이었으며, 중앙값은 129㎍이었다.
◇갑상선 질환 병력 있으면 요오드 과다섭취 피해야
갑상선 질환 병력이나 가족력이 걱정돼 요오드 영양제를 먹을까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몸에 요오드가 부족하지 않은데 영양제를 먹었다간 부작용만 생긴다. 요오드 섭취량이 과도해지면 우리 몸은 갑상선의 요오드 흡수·합성·분비를 잠시 억제한다. 갑상선 자가면역이 있는 사람은 이 상태가 지속되다가, 멀쩡하던 갑상선 기능도 저하될 수 있다. 김홍일 박사는 “갑상선 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본인이 과거에 갑상선 질환을 앓았던 적이 있다면 갑상선 자가면역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특히 요오드 과다섭취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양제로 방사능 피폭 예방? 전문가들 “효과 없어”
과거 일본 원전의 방사능 누출이 화제였던 때. 피폭 예방을 위해 요오드를 미리 복용한다는 사람이 많았다.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 우려가 클 경우, 요오드화칼륨을 미리 섭취하면 방사성 요오드로부터 갑상선을 보호할 수 있는 건 맞다. 몸에 먼저 들어간 요오드로 갑상선이 포화상태가 되면, 방사성 요오드가 들어올 공간이 남아있지 않아서다.
최근 원전 오염수 방출 문제로 또다시 방사능이 화두에 올랐지만, 요오드 영양제로 방사능 노출 피해를 줄일 순 없다.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조민수 비상진료부장(외과 전문의)는 “0.1그레이(Gy) 이상의 내부피폭이 예상되는 경우에 복용하는 갑상선방호약품엔 성인 기준 100mg(10만㎍)의 요오드가 들어있다”며 “영양제에 포함된 요오드 함량으로는 방호효과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복용 시점도 문제다. 방호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방사능 노출 직전이나 직후에 요오드를 먹어야 한다. 원자력병원 핵의학과 김병일 전문의는 “방사능 피폭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려 먹는 요오드는 피폭 전후로 24시간 이내에 복용해야 방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평상시에 요오드를 먹어두는 건 방호에 별 도움이 안 된다. 조민수 비상진료부장은 “갑상선방호약품은 복용이 필요한 때에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주민에게 배포되므로, 방사능 피폭 예방 목적으로 평소에 요오드영양제를 복용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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