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옷 벗긴 채 끌고다니며...인도 발칵 뒤집은 영상
인도 동북부 마니푸르주(州)의 여성 2명이 벌거벗겨진 채 폭도들에게 끌려가는 영상이 공개돼 인도 전역이 들끓고 있다. 마니푸르의 메이테이족과 쿠키조 부족 사이의 충돌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지난 5월부터 일어난 양측의 유혈 사태에 침묵하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인도를 치욕스럽게 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20일(현지시간) BBC・CNN 등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지난 5월 4일 메이테이족 폭도들이 마니푸르주 캉폭피의 쿠키조 부족 마을을 습격할 당시 촬영됐다. 사건 발생 두 달이 넘은 지난 19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 영상이 퍼지자 인도 경찰은 32세 남성 1명 등 동영상 사건과 관련해 총 4명의 용의자를 체포했다.
마니푸르주 관계자는 현지 언론에 "강도 높은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사형 가능성을 고려하는 등 가해자에 대해 엄정한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사건은 쿠키조 부족 남성과 여성이 메이테이족 폭도를 피해 숲으로 도망가던 중 발생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당시 폭도들은 쿠키조 부족의 주거지를 불태우고 남성들을 살해한 후 여성 2명을 상대로 행패를 벌였다.
26초짜리 동영상에는 가해 남성들이 길거리에서 울부짖는 피해자들의 옷을 강제로 벗겨 끌고 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원주민 족장 단체인 ITLF는 성명을 내고 "쿠키조 공동체를 상대로 잔혹행위가 벌어졌다"며 "여성들이 윤간당했다"고 밝혔다.
미얀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곳에선 지난 5월부터 부족 간 갈등으로 혼란에 빠진 상태다. 마니푸르 인구의 절반이 넘는 메이테이족은 대부분 힌두교도다. 산악 지대에 사는 소수 부족인 쿠키조 부족은 대부분 기독교를 믿는다.
양 측의 갈등으로 7월 중순 현재까지 최소 130명이 사망하고 6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BBC는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30명 이상의 남성이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디 총리는 성폭행 영상이 공개된 뒤 “이 사건으로 마음속에 슬픔과 분노가 들끓었다”라며 “인도 시민 사회를 부끄럽게 만드는 사건으로, 죄를 지은 사람은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의 다툼에 대해 침묵하던 모디 총리가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건 처음이다. 그는 “마니푸르주의 여성들에게 일어난 일은 절대 용서받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인도 수도 델리의 연방의회에서는 의원들이 마니푸르 성폭력 사건을 추궁하면서 공식 일정이 중단됐다.
문상혁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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