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밀고 e스포츠는 당기고’… 이유 있는 ‘발로란트’의 흥행

이다니엘 2023. 7. 2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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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출시 3년 차를 맞은 ‘발로란트’가 선 상승-후 안정을 반복하면 전형적인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발로란트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게임트릭스 기준 PC방 점유율 10위권 밖에 있었지만, 같은 해 6월을 기점으로 ‘퀀텀 점프’ 후 꾸준히 ‘톱10’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해에는 PC방 순위 평균 4위를 유지하며 ‘대세 게임’으로 자리매김한 점도 눈에 띈다.

월 평균 PC방 점유율 4~5% 유지… 상승세 넘어 성숙기 진입

발로란트의 월 평균 PC방 점유율은 지난해 9월경 4%를 돌파한 뒤 지금까지 4~5%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월평균 PC방 점유율 5.8%에 도달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한 데 이어, 올해 3월 11일에는 7.13%를 달성하며 PC방 FPS 최상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1~2% 점유율에 머물렀던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확연히 다른 행보다. 게임 업데이트에 따른 반짝 효과가 아닌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달 6일 발로란트는 일일 PC방 점유율 7.44%를 달성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다시금 갈아치웠다.

발로란트의 월평균 이용자 및 게임 이용 시간은 지난 5월 기준 전년 대비 각각 약 63.5%, 84.9% 상승했다. 플레이어 숫자 역시 지난해 상반기 대비 9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용자가 늘면 자연 감소하기 마련인 ‘인당 게임 시간’ 역시 준수하게 유지되고 있다. 발로란트가 일시적인 순위 상승을 넘어 실제 플레이어 수와 플레이 타임에서 유의미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 지표다.

LoL 성공 신화 쓴 라이엇 게임즈, 발로란트도 생명력 불어넣는다

2010년 출시한 ‘리그 오브 레전드(LoL)’가 13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으로 사랑받는 데엔 멈추지 않고 ‘변화’를 추구한 라이엇 게임즈의 확고한 철학이 담겨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 10년간 챔피언 추가, 인게임 밸런스 조절, 시즌 패치를 통한 대형 업데이트 진행 등 지속·반복적으로 변화를 꾀하는 패치를 단행하며 게임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이 같은 혁신적 자세는 LoL을 바라보는 게이머들의 마음을 오랜 시간 사로잡았다.

발로란트 역시 LoL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발로란트에 6개월마다 신규 에피소드를 추가하고 2개월 단위의 액트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등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출시 당시와 비교하면 요원(캐릭터)과 맵의 수는 2배 이상 늘었다. 게이머 입장에선 짧은 주기로 새로운 즐길 거리가 생기는 셈이다.

지난달 28일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진행한 에피소드7 업데이트에서는 ‘팀 데스매치’ 모드가 추가됐다. 팀 데스매치는 10명의 플레이어가 두 팀으로 맞붙는 모드다. 플레이 타임(9분 30초)이 짧고 부활 시간(1.5초) 또한 크게 줄이며 기존 모드 대비 캐주얼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 모드에 있어서도 기본적인 일반전과 경쟁전 외에 ▲무작위 장비를 제공하는 ‘스파이크 돌격’ ▲플레이 타임을 줄인 ‘신속 플레이’ 등도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았다.

‘Pay to win(돈을 쓰면 이김)’이 아닌, ‘Play to Win(플레이로 이김)’을 지향하는 발로란트의 시스템은 LoL과 닮아있다. 과금이 게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구조다. LoL에서 챔피언을 꾸미고 와드의 외형을 바꾸는 치장(스킨) 아이템은 게임 내 능력치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발로란트 역시 무기 스킨, 스프레이, 총기 장식 등을 과금 형태로 판매하고 있지만 이를 사용하더라도 요원(캐릭터)의 능력치는 올라가지 않는다. 라이엇 게임즈가 강조하는 ‘경쟁의 공정성’이 발로란트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정말 큰 놈 온다’… 심상찮은 발로란트 e스포츠
탄탄한 시스템과 스토리로 입지 다진다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VCT 퍼시픽 리그 결승전 모습. 라이엇 게임즈 제공

발로란트는 오로지 실력에 따라 승패를 가르는 ‘공정한 경쟁’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 만큼, 론칭 시점부터 e스포츠화에 대한 확고한 ‘빌드 업’이 있었다. 실제 라이엇 게임즈는 게임 출시 후 미증유의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시스템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해까지 지역별 챌린저스 리그와 국제대회인 마스터즈-챔피언스 리그를 운영하며 기틀을 다졌다. 올해부터는 프랜차이즈 제도를 도입하며 본격적인 프로 스포츠화의 길을 걷고 있다. 과정의 면면을 살펴보면 LoL에서 성공적으로 e스포츠 생태계를 정착한 경험을 바탕으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발로란트 e스포츠 중 ‘챔피언스 투어(VCT)’는 ▲독일 베를린, 북미와 남미의 ‘아메리카스’ ▲유럽·중동·아프리카의 ‘EMEA’ ▲아시아·태평양의 ‘퍼시픽’의 3개 권역 국제 리그로 구분된다. 한국에서는 DRX, T1, 젠지가 새롭게 신설된 국제 리그 중 ‘퍼시픽 리그’에 합류해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권역 팀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DRX는 지난해 ‘2022 발로란트 챔피언스 이스탄불’에서는 3위를, ‘2023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VCT) 퍼시픽 리그’에서는 결승에 오르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발로란트 e스포츠 팀이다. T1은 2023 VCT 퍼시픽 리그에서 DRX와 풀세트 접전을 벌이는 등 상위권 팀과의 치열한 대진 끝에 3위를 기록했다. 젠지 역시 해당 리그에서 개막 후 4연승을 질주하는 등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국제대회에서 예상치 못한 선전으로 돌풍을 일으킨 일본 팀 ‘제타 디비전’은 일본 e스포츠 붐의 중심에 서 있다. 제타는 올해 한국에서 열린 ‘VCT 퍼시픽’에서 시청자수 기준 1~5위에 모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지난해 세계 챔피언 라우드는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마스터스’에서 조기 탈락하며 발로란트 프로씬의 치열함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발로란트 e스포츠는 이렇듯 다양한 스토리를 쌓아가며 스포츠 리그로서 형태를 공고히 갖춰나가고 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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