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리와인드(90)] ‘셀러브리티’ 현대극에서도 빛나는 김이영 작가의 내공

장수정 2023. 7. 2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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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동이’→‘해치’ 등 사극 이어
‘셀러브리티’로 새 도전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드라마 ‘허준’, ‘상도’의 보조 작가로 참여했던 김이영 작가는 이후 ‘내사랑 팥쥐’, ‘백만장자와 결혼하기’ 등 현대극부터 ‘이산’, ‘동이’, ‘해치’ 등 사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났다.

2005년 ‘백만장자와 결혼하기’ 이후로는 주로 사극을 선보이던 김 작가는 최근 오랜만에 현대극으로 복귀했다. 유명해지기만 하면 돈이 되는 세계에 뛰어든 아리가 마주한 셀럽들의 화려하고도 치열한 민낯을 그린 ‘셀러브리티’로 넷플릭스 구독자들을 만난 것. 약 18년 만의 현대극 복귀였지만, 셀럽들의 화려하고도 치열한 모습 다룬 이 드라마 통해 SNS 그리고 유명인들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내공을 보여줬다.

◆ 현대극·사극 오가며 펼쳐내는 청춘들의 이야기

김 작가의 첫 장편 드라마 ‘내사랑 팥쥐’는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콩쥐와 팥쥐 캐릭터에 비유한 작품이었다. 팥쥐를 대변하는 송이(장나라 분)와 콩쥐를 대변하는 희원(호은희 분)이 두 남자와 얽히면서 그 결말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

마냥 착하기만 한 주인공이 아닌 자신을 드러내는데 주저함이 없는 송이도 매력적이었지만, 마냥 착한 줄만 알았던 희원의 실체가 드러나는 과정에선 느껴지는 쾌감도 있었다. 서툴게 질투를 하면서도 변화하고 또 성장하는 청춘들의 모습 통해 뻔한 듯 뻔하지 않은 로맨스를 선보인 김 작가였다.

이후 드라마 ‘백만장자와 결혼하기’ 통해서는 가짜 백만장자 영훈(고수 분)과 계모와 새언니의 구박 속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신데렐라 은영(김현주 분)의 사랑 이야기 통해 또 한 번 고전을 흥미롭게 비틀었다. 리얼리티 쇼에 출연한 가짜 백만장자 영훈이 진짜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 통해 청춘들의 사랑, 성장을 버무리며 이 드라마만의 메세지를 전달했다.

이후에는 ‘이산’, ‘동이’, ‘마의’, ‘해치’ 등 사극 장르에 주력했다. ‘이산’으로는 30%, ‘동이’, ‘마의’로는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대중들에게 존재감을 뚜렷하게 각인시켜 나가기도 했다.

김 작가의 강점도 긍정적으로 발휘됐다. 사극의 재미 안에 청춘 서사를 녹여낸 점이 김 작가 사극의 차별점이기도 했던 것이다. 조선 22대 국왕 정조의 이야기 다룬 ‘이산’에서는 그의 일대기를 다뤘는데, 고군분투하며 성장하는 세손 시절의 모습부터 풀어나가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었다. 유약하던 세손 시절부터 군주로 점차 성장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 것은 물론, 정조의 세 번째 후궁 의빈성씨 성송연(한지민 분)과의 멜로 또한 애틋하게 그려내며 젊은 층의 시선을 사로잡았었다.

조선시대 후기 말을 고치는 수의사로 출발해 왕을 치료하는 어의 자리까지 올랐던 백광현의 이야기를 다룬 ‘마의’, 천한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난 왕자 연잉군 이금이 대권을 쟁취하는 과정을 담은 ‘해치’에 이르기까지. 김 작가는 인간적인 주인공들이 주변인들과 함께 부딪히며 성장하는 과정을 사극 통해 꾸준히 말해왔다.

이에 김 작가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셀러브리티’를 통해 무려 18년 만에 현대극으로 복귀한 것에 의외라는 반응도 없지 않았다. 이 드라마는 SNS와 셀럽의 화려한 모습 뒤 민낯을 다루는 한편, 살인사건 둘러싼 추리가 드라마의 한 축을 이루기도 했는데, 이는 김 작가의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간 쌓은 내공만큼은 확실히 발휘됐다. 살인사건을 둘러싼 진범 추적, 그리고 셀럽들의 세계를 보여주는 과정에서 필요한 디테일 등. ‘셀러브리티’만의 매력을 안정적으로 구현한 것은 물론, 주인공 서아리(박규영 분)의 변화 또한 설득력 있게 전달하며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셀럽이 되고, 이후 나락으로 떨어지면서도 강인함을 잃지 않는 서아리(박규영 분)의 변화무쌍함을 이질감 없이 그려내는 것도 중요했는데, 이 과정을 탄탄하게 그려내며 핵심 메시지를 뚜렷하게 전달해 냈다. 여러 작품 통해 쌓은 김 작가의 내공이 빛나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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