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폭행한 해군, 1천여명 탄원에도 불구속

[한국경제TV 박근아 기자]

20대 해군 부사관이 만취 상태서 60대 택시 기사를 무차별 폭행하는 폐쇄회로(CC)TV 화면이 공개돼 공분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1천명 넘는 사람들이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사관은 불구속 상태로 군검찰에 넘겨졌다.

21일 해군 등에 따르면 군사 경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상해 등 혐의로 A 중사를 군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A 중사는 지난달 19일 부산 남구에서 오후 11시께 자신이 탄 택시 기사 B씨를 운행 중에 위협하고 관사 주차장에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중사는 운행 중인 택시 안에서 갑자기 B씨에게 욕설을 하고 차량 내부를 손으로 치더니 운전하던 B씨 어깨에 손을 올리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계속했다.

택시가 목적지인 부산 남구 용당동 해군숙소(관사) 주차장에 도착하자 A중사는 B씨를 내리게 한 후 상의를 벗고 몸에 그려진 문신을 내비치며 위협하고 발로 차며 폭행했다.

결국 B씨는 갈비뼈 5개가 골절되는 전치 6주의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A 중사의 욕설과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와 폐쇄회로(CC)TV 화면이 공개되면서 공분을 샀다.

B씨 가족은 택시 기사 동료 등 1천400여명에게 A 중사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받아 제출했지만,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후 A 중사가 직무는 배제됐지만 별다른 징계 절차 없이 군 복무를 이어가고 있고 사건이 재조명되자 해군 온라인 게시판에는 A 중사 엄벌을 촉구하는 게시글이 1천700개가 넘게 올라오기도 했다.

해군은 홈페이지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고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부대 관계자는 "기소되면 규정대로 징계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