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사노조, S초 제보내용 공개 "학부모 민원 많은 학교"

임병도 2023. 7. 2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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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 통해 학부모 민원과 학생생활지도 어려움 짐작할 수 있어... 진상 규명해야"

[임병도 기자]

 시민들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S초등학교 앞에서 1학년 교사의 죽음에 가슴 아파하며 애도의 메시지와 국화꽃을 놓고 있다.
ⓒ 유성호
 
18일 서울 S초등학교 담임교사 A씨가 학교 안에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교육계와 교원노조 등에선 학부모들의 과도한 민원 등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의 사망 이후 일선 교사와 교원노조를 중심으로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 사례를 알리는 글이 소셜미디어 등에 올라오는 등 분노와 원망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서초구의 경우 학부모들 등쌀에 기피하는 교사가 많아 빈자리를 신입이 채우고 있다는 폭로도 이어지고 있다. 

"S초 근무했었던 한 교사 '학부모 민원 너무 많아 교사들 어려워 해'"
 
 20일 오후 서울교육청앞에서 서울교사노조와 전국초등교사노조 조합원들이 ‘(서초구 S초등학교)신규 교사 사망 사건 추모 및 사실 확인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 권우성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최근 3년 사이 S초에서 근무했거나 근무 중인 교사들의 제보를 통해 '학부모 갑질'을 폭로했다. 이들은 "202n년부터 2023년까지 S초에서 근무했었거나, 현재도 근무하고 있는 교사들의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제보 내용에 따르면 한 교사는 "고인의 학급 학생이 연필로 뒷자리에 앉은 학생의 이마를 긋는 사건이 있었는데, 가해자 혹은 피해자의 학부모가 고인의 개인 휴대전화로 수십 통의 전화를 했다"고 증언했다. 이 교사는 "고인은 '내가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준 적이 없고, 교무실에도 알려준 적이 없는데 내 번호를 어떻게 알고 전화했는지 모르겠다. 소름끼친다. 방학 후에 휴대전화 번호를 바꿔야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교사는 "이마를 그었던 사건과 관련해 학부모가 교무실로 찾아와 고인에게 '애들 케어를 어떻게 하는 거냐' '당신은 교사 자격이 없다'고 발언했다"고 제보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이 학교에서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했다는 A교사의 제보 내용도 소개했다. 
 
A교사는 근무 당시 경험에 대해 서울교사노조에 제보했습니다. A씨는 학교 폭력 사안 처리 당시 한 학부모가 "나 OO 아빠인데 나 뭐하는 사람인지 알지? 나 변호사야!"라고 했던 말을 증언해줬습니다. A교사는 학교폭력 업무 당시의 업무 피로를 회상하며, S초의 민원 수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제보했습니다. 학교폭력 민원과 관련된 대부분의 학부모가 법조인이었습니다. 또한 A교사는 학부모 민원이 너무 많아, 대부분의 교사들이 근무를 매우 어려워했다고 했습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경찰은 의혹을 확인할 수 있는 외부 정황이 없다고 하지만 추가 제보를 통해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과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는 여러 정황을 확인했다"면서 "경찰과 교육 당국은 유가족과 전국의 교사들이 모두 납득할 수 있도록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강남·서초, 전입보다 전출 교사 더 많아... 전출 규정까지 변경
 
 강남·서초 초등학교사 교사 전,출입 현황
ⓒ 임병도
 
서울 강남·서초의 초등학교 오는 초등학교 교사보다 떠나는 초등학교 교 사가 많다는 보도도 나왔다. 

<뉴스1>에 따르면 2020년 강남·서초 초등학교로 전입한 교사는 398명이었지만, 다른 자치구로 학교를 옮긴 초등학교 교사는 438명이었다. 다음해인 2021년엔 강남·서초로 전입한 교사는 421명이었지만 다른 자치구로 옮긴 초등학교 교사는 441명으로 더 많았다. 2022년의 경우 강남·서초에서 다른 자치구로 학교를 옮긴 교사는 346명이었고, 강남·서초로 학교를 옮긴 교사는 298명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5년 이상 근무(1개 학교 이상 근무) 후 전출' 규정을 '10년 이상 근무 (2개 학교 이상 근무) 후 다른 교육지원청으로 전출'로 변경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강남은 기피하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며 "워낙 학부모 민원이 많기로 유명해서 그 학교에 있어 보지 않아도 분위기를 알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한 초등학교 교사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서울은 신규 발령이 나면 무조건 강남으로 발령을 받았다"면서 "강남이 기피지역이기 때문이다. 강남 학생과 학부모는 기피 대상"이라는 글도 올렸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1일 서울 서초구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서 현장 교원들과 '교권 확립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열고 "이번 사건이 학교 현장에서 발생했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 점을 고려해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함께 조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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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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