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중국 부진한데 '버팀목' 車도 주춤…1~20일 수출 15%↓
이달 1~20일 수출이 1년 전보다 1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중국에서의 부진이 여전한 가운데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차 수출도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월간 무역수지도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졌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7월 1~20일 수출액은 31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했다. 수입액은 326억 달러로 같은 기간 28% 감소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었지만 20일간 무역적자는 13억6000만 달러 쌓였다. 지난달엔 16개월 만에 월간 흑자(11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곧바로 '마이너스'(-)로 떨어질 위기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278억3000만 달러(약 35조7000억원)로 늘어났다.
특히 수출 전선에 낀 먹구름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6%)도 수출이 줄긴 했지만, 올해 들어 가장 적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 달도 안 돼 다시 두 자릿수 감소율로 돌아갔다. 월말까지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10개월 연속 역성장이다.
10대 수출품 중에서 '1위' 반도체(-35.4%)를 비롯한 8개 품목이 1년 전보다 역성장했다. 반도체는 메모리 단가 하락 같은 업황 부진 여파가 이어지면서 12개월 연속 감소가 유력해졌다. 그나마 '2위' 승용차(27.9%)와 컴퓨터주변기기(16.8%) 수출이 늘면서 체면치레를 했다. 하지만 새로운 주력 품목인 승용차의 수출 증가율도 최근 이어져 온 40~60%대 고공행진 대신 20%대로 뚝 떨어진 모양새다. 이달 말까지 큰 변화가 없다면 1월(22.3%)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받아들게 된다.
자동차 부문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해소되고 친환경차 수요도 증가한 지난해 하반기~올해 상반기 실적이 워낙 좋았지만, 앞으로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한국무역협회는 올 하반기 자동차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장상식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하반기엔 글로벌 수요 둔화로 자동차 수출이 크게 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별로는 1위 시장 중국으로의 수출이 21.2% 감소하면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또한 대(對) 미국(-7.3%)·EU(유럽연합·-8.3%)·베트남(-22.6%) 수출 등도 역성장했다.
다만 수입이 1년 전보다 크게 줄면서 무역적자 악화를 막았다. 특히 원유(-53.3%)와 가스(-46.6%), 석탄(-48.3%) 등 3대 에너지원이 수입 감소세를 주도했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올랐다가 올해 들어 안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7~8월 계절적 요인으로 무역수지 개선이 일시적으로 주춤했다가 9월 이후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수출과 수입이 함께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를 기대했던 중국의 경기 부진이 길어지는 데다, 반도체 등 글로벌 IT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 시점도 불분명한 게 변수로 꼽힌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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