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읽다]금연 돕는 과학기술

김봉수 2023. 7. 2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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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은 '질병'이다.

모두가 금연을 외치다 보니 최근 전 세계적으로 흡연율이 감소하긴 했다.

이스라엘 벤-구리온대 연구팀은 2021년 오랫동안 담배를 피워 온 262명의 흡연자들을 상대로 시술한 결과 28%가 금연을 유지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TMS 시술이 흡연은 물론 약물 등 여러 종류의 중독 장애 치료용으로 본격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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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은 ‘질병’이다. 중요한 사망 원인 중 하나다. 2019년 기준 전 세계 사망자의 약 14%가 폐암 등 흡연에 따른 질병으로 발생했다. 모두가 금연을 외치다 보니 최근 전 세계적으로 흡연율이 감소하긴 했다. 1990년 28%에서 2019년 20%로 줄었다. 하지만 인구 증가에 따라 흡연자 수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여전히 많은 흡연자가 끊었다가 또 피우는 ‘작심삼일’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담배를 끊을까’는 건강을 생각하는 흡연가들의 오랜 고민이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첨단 기술을 활용해 금연을 돕는 기술을 개발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2020년 8월 승인한 뇌 경두개 자기장 자극(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TMS) 시술이다. 당시 FDA는 이 시술이 화학적 금연 치료제로 뇌의 니코틴 수용체를 차단하는 부프로피온(bupropion·위약 대비 1.62배)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고 밝혔다. 다른 임상 실험 결과도 있다. 이스라엘 벤-구리온대 연구팀은 2021년 오랫동안 담배를 피워 온 262명의 흡연자들을 상대로 시술한 결과 28%가 금연을 유지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위약 처방을 받은 대조군(12%)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최대 40%인 금연보조제보다 낮지만 더 엄격히 금연 성공 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으로 충분히 임상적 의미가 있는 결과였다. 부작용도 적었다. 금연보조제가 부작용 때문에 우울증 환자 등이 쓰기 어려운 것과 달리 극히 일부만 두통이나 불편함을 느꼈다.

물론 아직까지 갈 길은 많이 남았다는 평가다. 미국, 유럽, 인도 등 소수 병원에서만 시술이 가능하다. 보험도 적용되지 않고, 낮은 확률이지만 발작 우려도 있다. 효율성도 더 높여야 한다. 하지만 미래는 밝다. 과학자들은 꾸준한 연구를 통해 표준화·범용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중독과 관련된 뇌의 구조와 작용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TMS 시술법도 발전하고 있다. 기능성 자기공명촬영장치(fMRI)를 활용한 개인별 맞춤형 시술법이 나올 정도다. 2008년 우울증 치료용으로 승인됐다가 2018년엔 강박 장애 치료용으로도 영역을 확장하기도 했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TMS 시술이 흡연은 물론 약물 등 여러 종류의 중독 장애 치료용으로 본격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집중력 장애·두통·수전증에 시달리다 다시 담배에 손을 대지 않고, 병원에서 간단한 시술을 받으면 저절로 금연하게 되는 날이 올 수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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