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메시’만 있는 게 아니다! 벨호, 될성부른 떡잎들 풍성

김태훈 2023. 7. 2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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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시 유진 페어 ⓒ KFA

한국 여자축구가 사상 첫 월드컵 8강에 도전한다.

콜린 벨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FIFA랭킹 17위)은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 참가했다. 이번 대회부터 참가팀이 24개국에서 32개국으로 늘어나면서 이전과 달리 각 조 2위까지만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2003년 미국 대회를 통해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은 한국 여자축구는 12년 만에 본선에 복귀한 2015년 캐나다 대회에서 사상 첫 16강 쾌거를 달성했다. 그러나 2019 프랑스 대회에서는 조별리그 3전 전패로 탈락했다.

이번 대회도 만만치 않다. H조에 속한 한국은 오는 25일 오전 11시 콜롬비아(25위), 30일 오후 1시 30분 모로코(72위), 다음 달 3일 오후 7시 독일(2위)과 조별리그를 치른다. 콜롬비아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드러날 전망이다.

녹록하지 않은 조 편성이지만, 황금세대와 될성부른 떡잎들이 어우러진 한국은 사상 첫 8강을 목표로 세웠다.

한국 여자축구팀 내 A매치 최다 출전(145경기)·최다골(67)을 기록한 지소연(32·수원FC)과 우여곡절 끝에 세 번째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된 장신 스트라이커 박은선(36·서울시청), 유럽파 조소현(35·토트넘) 등 황금세대 멤버들은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었다. 베테랑들의 변함없는 활약은 물론이고 ‘될성부른 떡잎’들도 풍성해 이번 대표팀은 한국 여자축구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눈길을 끌어당기는 ‘젊은 피’를 살펴보면, 역대 최연소(2007년생)로 최종명단에 포함된 케이시 유진 페어(PDA), 지난해 U-20 월드컵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2002년생 ‘천메시’ 천가람(화천 KSPO), 벨 감독 부임 초기부터 성인대표팀에 합류한 2000년생 추효주(수원FC) 등을 꼽을 수 있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페어는 지난달 29일 16세가 됐다. 조별리그 1차전 또는 2차전에 출전하면, 여자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역사상 최연소 선수가 된다.

한국 여자 A대표팀 역사상 첫 혼혈 선수로 이름을 올린 페어에 대해 FIFA는 주목해야 할 영건으로 지목하면서 "페어는 큰 키(178㎝)에 어린 선수답지 않은 근육을 가졌다. U-17 대표팀 소속으로 2경기에서 5골을 터뜨렸다"고 소개했다. 피지컬뿐만 아니라 헤더 능력도 뛰어나고, 양발을 활용한다는 장점도 있다. 마지막 소집에서 페어의 발탁을 결정한 벨 감독은 “페어는 확실한 장점이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추효주 ⓒ 대한축구협회

추효주의 장점은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이다.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뿐 아니라 측면 공격수로도 활용 가능하다. 지난 8일 아이티전에서 상대 공격의 수위가 높아지자 벨 감독은 스리백을 포백으로 바꾼 뒤 오른쪽 풀백 추효주를 중원으로 끌어올려 상대 공격수를 전담 마크했다. 경기 후 벨 감독은 "추효주를 상대 에이스에 전담 마크한 게 주효했다. 덕분에 경기 흐름이 바뀌었다"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지난해 12월 여자 실업축구 WK리그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화천KSPO 지명을 받은 천가람은 지난해 2022 FIFA U-20 여자 월드컵 코스타리카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비록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본선 3경기에서 모두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지메시' 지소연의 후계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주 천가람은 훈련을 마친 뒤 "대한민국 국가대표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여자축구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 후회 없는 날을 보내고 오겠다"며 "모두 잘 준비했다. 믿고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 젊은 패기를 보여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강도 담금질을 견뎌내고 월드컵에 참가한 한국 여자축구가 신구조화 속에 사상 첫 8강 위업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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