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진술 번복에…이재명 "방북 소설 스토리 라인 너무 엉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됐다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을 확보했다는 검찰을 향해 "이번 방북과 관련된 소설도 스토리 라인이 너무 엉망이라 잘 안 팔릴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또 신작 소설이 나오는 것 보니 정권의 지지율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며 "저번 변호사비 대납 소설은 망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요청으로 방북을 추진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는 보도를 겨냥한 것이다.
지난 18일 복수의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최근 조사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로부터 "쌍방울 측이 북한에 이재명 대표의 방북 비용을 낼 것이라고 이 대표에게 구두로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냈다. 최근엔 '쌍방울의 300만 달러 방북 비용 대납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모르쇠로 일관해 온 이 전 부지사가 진술을 번복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 전 부지사에게 방북 비용과 관련해 보고받은 적이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이미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이 전 부지사가 자신의 죄를 자백하면서까지 없는 말을 지어낸 건데 이유가 뭐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가족들의 입장이 있으니 한번 들어보라"고 했다.
그 외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해 본인 빼고 전부 혐의를 인정했는데 검찰이 조작한 거로 보느냐', '8월 영장 청구설이 나오는데 불체포특권 포기 입장을 계속 유지하느냐'는 등 질문엔 답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민주당은 18일 검찰이 이 전 부지사에게 허위 진술을 회유·압박하고 있다면서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가 보낸 탄원서 내용을 공개했다.
이 전 부지사 배우자는 탄원서에서 "조작된 증언과 진술로 이 대표를 기소하기 위해 남편을 구속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이 너무나 많다"며 "검찰은 남편을 앞으로도 또 추가로 조사하겠다고 협박하고 있고, 아무도 못 도와주게 그를 철저히 고립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탄원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검찰은 대통령 정적 제거를 위한 친위대 역할에만 몰두해 반인권적이고 불법적인 조작 수사를 자행한 것"이라며 "(내용이)사실로 확인되면 윤석열 정권의 하수인에 불과한 검찰의 반인권적 행태와 진실 왜곡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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