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의 바다, 마지막 온 힘을 불태웠던 완도 '고금도'
[완도신문 정지승]
이순신이 적탄을 맞고 전사한 전남 완도군 고금면 고금도 월송대에 80여 일 동안 시신이 안치되었다는데, 사실일까? 완도군이 역사적 고증을 통해 정유재란 당시 고금도의 상황을 재정비하는 의미 있는 행사를 진행했다.
'완도 고금도 삼도수군통제영과 통제사 이순신' 학술행사가 지난 14일 고금면사무소에서 개최됐다. 이순신은 정유재란 시기인 1598년 2월 17일 고금도에 삼도수군통제영을 설치하고 수군을 정비했고, 7월 16일 진린과 명나라 수군과 최초로 조명 연합 수군을 결성했다.
이순신의 조선 수군과 진린의 명나라 수군은 고금도에서 연합군을 결성한 후 마지막 전투인 노량해전에서 승리를 이끌고 7년 전쟁을 마무리한 역사적 현장에 완도 이순신 기념관이 건립된 것.
완도군 고금면 덕동리에 지난 4월 28일 개관한 완도 이순신 기념관은 이순신 장군의 고금도에서 활동을 재조명하는 조명 연합 수군의 의미와 활동에 대한 특별전도 전시했다.
하삼도(下三道).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를 아울러 하삼도라고 부른다. 조선은 삼도수군통제사를 신설했다. 삼도수군통제사는 지금의 해군 참모총장에 해당하며, 하삼도의 수군을 통솔하는 총사령관이다.
권한 자체는 하삼도 수군이지만, 조선의 주적인 왜를 방어하는 군대이기에 조선 수군 전체나 마찬가지다.1593년(선조 26년) 8월, 왜의 대륙침략으로 점령당한 평양과 한성을 수복한 이후 조정에서는 왜의 해상 퇴로를 차단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래서 조선 수군에 수군통제사라는 새로운 직제를 만들었다. 초대 수군통제사에는 전라 좌도의 수군절도사 이순신(李舜臣)을 임명했다.
이는 전 수군을 통솔할 지휘관이 없어 왜적의 침입에 즉각 대처할 방어 태세를 갖추지 못했고, 연합 함대를 구성한 후에도 각도 수사(水使)가 도별로 선단을 지휘하는데, 선단 간의 의견이 상충하여 효과적으로 전국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순신에게 수사 이하 지휘관들이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때 군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 지휘권이 부여된 것이다.
고하도는 서북쪽이 병풍처럼 높이 솟아 있어 북서풍을 막는 구조였고 배를 감추기에도 적합했다.
이순신은 그곳에서 수군 재건에 필요한 전선을 건조하고 군량 모집을 계속했다. 하지만 서해 쪽으로 치우쳐 있어서 남해의 해상 활동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섬이 작아서 곡물 생산량이 적었고, 유입된 백성을 수용할 공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이듬해 1598년(선조 31) 2월 17일 완도의 고금도로 통제영을 옮겼다.
수군통제사가 지휘하는 곳을 통제영(統制營)이라 하는데, 조정에서는 통제영을 한산도가 있는 경남 통영에 먼저 두었다. 칠천량 해전 때 한산도 통제영은 두 번째 통제사 원균의 실패로 파괴되었고, 명량 해전으로 다시 통제사가 된 이순신이 수군을 재건하면서 완도 고금도에 통제영을 설치했다.
학술행사에 앞서 완도 이순신 기념관과 충무사와 월송대를 관람하고 답사한 후 주제 발표와 종합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학술행사를 통해 정유재란 시기 고금도 통제영에서의 이순신 장군과 명나라 수군의 활동, 전쟁 직후 고금도에서 있었던 무과(武科) 과거 시험의 시행과 그 의미를 살펴보는 시간도 마련했다.
또한, 고금도진의 공간 구성을 검토하여 유적을 의미를 되새겼고, 월송대에서 이순신 장군의 장례 행적을 학술적으로 검토하고 고증한 뜻깊은 자리였다.
아쉬운 대목은 완도 이순신 기념관의 전시된 내용에서 고금도와 연계한 주제가 무엇인지, 이순신과 관련한 우리 지역의 주변 인물은 누가 있는지, 이순신 관련 자료는 전국에 많은데 특별히 고금도를 부각할만한 전시가 부족하다는 여론이 많다.
이순신의 바다, 마지막 온 힘을 기울여 구국의 혼을 불태웠던 완도 고금도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정지승 문화예술활동가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정지승 문화예술활동가입니다.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국토부, '양평 김건희 라인' 구두 보고만 받고 검토 의혹
- "왜 추모도 못하게 막나" 교문 통제에 분노한 교사들
- 국군의 뿌리가 적나라하게... 육사 안 표지석의 씁쓸한 다섯글자
- '오송 침수' 공유한 외국인의 경고 "이제 한국 차례"
-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 카르텔
- [이충재 칼럼] 윤석열 정부, 권력에 취한 징후들
- "사고현장에 간다고 바뀔 것 없다"? 또다른 논란 자초한 김영환
- 국힘, 초등교사 사망 두고 '문재인 정권-학생인권' 탓
- 전국 시도교육감, 교사 사망 애도 "교권 존중받는 제도 필요"
- 뉴질랜드 대사도 우려 "일본, 오염수 문제 투명 공개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