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에 축구장 3개 면적 초토화…우크라, 집속탄 최전선 배치
최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집속탄이 현장에 배치돼 러시아군을 상대로 사용되고 있다고 미 정부가 밝혔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대항해 미국이 제공한 집속탄을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집속탄이 실제로 러시아의 방어 형태와 기동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정확한 사용 시점에 대한 질문에 "지난주쯤"이라고 답했다.
이번에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산 집속탄을 사용한 곳은 러시아 군의 점령지와 맞닿은 우크라이나 남동부 최전선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지난달 초부터 반격에 착수한 우크라이나군이 남동부 최전선 외에도 러시아가 통제 중인 바흐무트 인근에서도 집속탄을 사용할 것으로 봤다. 앞서 미국은 지난 8일 집속탄을 우크라이나에 보내겠다고 발표했고, 지난 13일 우크라이나군에 이를 전달했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안에 소형 폭탄이 여러 개 들어 있는 살상 무기다. 커다란 모탄(母彈)이 상공에서 터지면 안에 있던 자탄(子彈)이 쏟아져 나와 넓은 지역에 흩뿌려지며 동시다발적으로 피해를 준다. 집속탄 한 발이 통상 축구장 3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1개 중대 병력(100여 명)을 한꺼번에 살상할 정도로 강력한 무기다.
집속탄은 정밀 타격보다는 광범위한 지역을 노리기 때문에 민간인의 피해도 발생할 우려가 있다. 불발탄이 땅에 남아있다가 수십 년 뒤 이를 건드리는 민간인에게 지뢰처럼 피해를 줄 수도 있다. 집속탄의 20~30%는 불발탄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현재 세계 120여 개국이 집속탄 사용을 금지했다. 단, 미국·우크라이나·러시아는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에 포함돼 있지 않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국가들 중에도 미국의 집속탄 제공엔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는 나라가 나왔다. 이에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는 집속탄이 민간인 지역에 사용되지 않을 예정이고, 불발 확률을 낮춘 집속탄을 엄선했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집속탄을 사용할 경우 러시아도 같은 탄약으로 맞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러시아도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집속탄을 사용한 정황이 포착돼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한편 이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 기업 등 120여곳을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에너지 생산, 국제금융체계 이용 등에 제한을 두겠다"면서 "제재를 회피·우회하는 데 연루된 이들도 단속 대상이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에는 유전 탐사·채굴기업, 해운회사·선박, 국영 원전기업의 자회사 등이 포함됐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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