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도교육감, 교사 사망 애도 "교권 존중받는 제도 필요"
[이민선 기자]
▲ 20일 오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91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
ⓒ 경기도교육청 |
학생이 교사를 폭행한 사건과 교사가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앞으로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최대한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21일 오전에 발표했다.
교육감들은 20일 경기도 수원에서 개최된 제91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아래 협의회)총회에서 결의문 발표를 결정한 바 있다.
협의회는 결의문에서 "학생에 의한 교사 폭행 사건 및 교사 사망 사건 등과 관련하여, 지금까지의 정책 및 행정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굳은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내 교권보호위원회 운영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여 왔으나 교권보호에 한계가 있었음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더욱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권보호 강화가 학생인권 침해로 연결된다고 인식하고 있으나 학생인권과 교권보호는 얼마든지 양립 가능한 것으로서 학생인권도 보호받고 교권도 존중받는 제도와 문화를 얼마든지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교권보호는 단순히 교사의 권리 보장이 목적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학생의 학습권과 행복을 보장하는 것이란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함을 말하고 싶다"라는 바람도 전했다. 다음은 결의문 전문이다.
▲ 시민들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S초등학교 앞에서 1학년 교사의 죽음에 가슴 아파하며 애도의 메시지와 국화꽃을 놓고 있다. |
ⓒ 유성호 |
"우리 전국 시도교육감들은 그동안 학교 안에서 학생들의 학습권과 행복추구권, 그리고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 보호를 위하여 노력해 왔으나, 학생에 의한 교사 폭행 사건 및 교사 사망 사건 등 최근 학교현장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과 관련하여, 지금까지의 정책 및 행정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굳은 책임감을 느낀다.
최근 가정 내 아동학대를 계기로 마련된 아동학대처벌법, 아동복지법 등의 법적 조치가 학교에까지 무분별하게 확대 적용되면서 즐거워야 할 교실 공간이 법적 분쟁 현장으로 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학생과 교사 등 학교 내 구성원들의 교육과 학습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고 교권 존중 문화 확산을 위하여 교내 교권보호위원회 운영을 강화하고 관련 교원에 대한 법률 지원 및 교원치유센터 운영 등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여 왔으나 학교현장의 교권보호에는 한계가 있었음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현장의 실질적 변화를 위하여 더욱 다각적으로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이와 함께 교권보호는 단순히 교사의 권리 보장이 목적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고 궁극적으로 학교 안에서 학생의 행복을 보장하는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함을 말하고 싶다.
교권을 보장하는 목적은 교사의 맹목적 권위를 세우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교실 안에서 원활하게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여 학생의 학습권이 보장되고 궁극적으로 학교 안에서 학생이 행복하게 생활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교권보호 강화가 학생인권 침해로 연결된다고 인식하고 있으나 학생인권과 교권보호는 얼마든지 양립 가능한 것으로서 학생인권도 보호받고 교권도 존중받는 제도와 문화는 얼마든지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법령 개정이 필요함도 아울러 밝힌다.
현행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대한 특례법 제10조에 의하면, 교사에 의한 아동 학대 민원이 발생하면 학교장은 이를 즉시 수사 기관에 신고할 의무가 있고, 관련 교사는 즉시 해당 아동으로부터 분리 조치하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절차는 아동학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의심'만으로 교사의 교육권 박탈이라는 실질적 처벌이 이루어지는 문제가 있으며, 교사를 교실에서 배제하는 즉시분리 조치는 여타 학생의 학습권 침해로 이어지고 있으므로, 학교 내 아동학대 사안 처리 개선을 위한 아동학대처벌법의 개정이 필요하다.
또한 정서적으로 치료, 치유가 필요한 학생들에 대해 분리 및 치료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이 정비될 필요도 있다.
그리고 최근 교사에 대한 학부모들의 민원 제기가 점점 강도를 더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교사가 안심하고 교육활동을 해나갈 수 없으므로 이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는 오래된 명제처럼 교사는 교육의 가장 중요한 주체로서, 교육 전문가로서 존중받아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한 필수 조건은 교사가 스스로 교육 전문가로 존중받을 수 있는 자질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학부모를 비롯한 사회 전체가 교사에 대한 존중과 신뢰를 가질 때 학교교육은 바로 설 수 있으며 학교 안에서의 학생들의 행복이 보장될 수 있다.
우리 전국시도교육감들은 교사들이 아무런 두려움 없이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마음껏 교육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는 학교 환경을 만들기 위하여 시군구 단위의 심리·정서 치유센터 설치 및 공립형 대안학교 설립 등 교육청 차원의 노력과 아울러 법적, 제도적 차원의 정비, 그리고 상호존중의 사회 문화 조성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할 것을 다짐한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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