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마다 송판 150장 격파…화려해진 '태권, 날아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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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랑~ 딸랑~ 천천히 울리는 종소리를 따라 눈을 가린 이가 움직인다.
태권도복을 입은 이는 어림짐작 거리를 가늠하더니 거침없이 날아올라 공중에서 송판을 격파한다.
공연을 위해 기존 5명이었던 태권도 시범단·유단자는 14명으로 늘었다.
큰 줄거리 사이사이 10대 청소년들의 우정과 꿈을 향한 열정, 화려한 태권도 동작을 채워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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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해진 볼거리
8월27일까지 우리금융아트홀서 공연
딸랑~ 딸랑~ 천천히 울리는 종소리를 따라 눈을 가린 이가 움직인다. 딸랑~ 딸랑~ 딸랑~ 송판 앞에 도달해 짧은 주기로 빠르게 울리는 종소리. 태권도복을 입은 이는 어림짐작 거리를 가늠하더니 거침없이 날아올라 공중에서 송판을 격파한다.
태권도를 주제 삼은 뮤지컬 ‘태권, 날아올라’가 서울 송파구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개막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초연한지 1년 만이다. 더 넓어진 무대는 화려한 태권 기술로 채워졌다. 공연을 위해 기존 5명이었던 태권도 시범단·유단자는 14명으로 늘었다. 출연하는 뮤지컬 배우는 11명이다.
목표는 관객이 보기에 누가 선수이고 누가 배우인지 분간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배우들은 하루에 3000번씩 발차기를 하며 선수와의 간극을 줄였다. 공중을 향해 시원하게 뻗는 발차기를 위해 허벅지 뒤쪽 핏줄이 터질 정도의 혹독한 스트레칭 훈련을 거쳤다.
선수들의 연기도 과제였다. 지난 18일 열린 언론공개회에서 김명훈 연출은 “선수들이 노래나 대사를 해본 적이 없어 연기를 낯설어했다.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하면 정말 그것 그대로 하려고 하기에 날것의 연기라도 진정성을 끌어내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태권도 5단 최서인 선수는 “연기가 처음이라 어떻게 말을 뱉고,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랐는데 감정을 잘 잡아주셔서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스토리는 원작과 크게 변화가 없다. 30년 강호지만 몇 년째 부진한 한국체육고등학교 태권도부를 배경으로 유도부에 훈련장을 빼앗길 위기에 ‘태권도 최강 페스티벌’에 출전해 우승한다는 이야기를 그린다. 큰 줄거리 사이사이 10대 청소년들의 우정과 꿈을 향한 열정, 화려한 태권도 동작을 채워 넣었다.
태권도의 다채로운 면모는 거의 다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겨루기부터 품새, 격파까지, 박진감 넘치는 공중 발차기는 탄성을 자아낸다. 한 공연당 사용하는 평균 송판은 약 150개. 무대 뒤에 보관된 송판 갯수는 5만장에 달한다. 바닥에는 부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 20㎝의 탄성 매트를 깔았다.
관객 참여 기회도 다양하게 구성했다. 무대에 올라 직접 송판을 격파하는가 하면, 제비뽑기로 공연을 정하기도 한다. 일부 시범 공연은 5~6개의 선택지를 두고 관객의 제비뽑기 결과에 따라 그날 무대를 결정한다.
뮤지컬은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창작뮤지컬을 표방했다. 가족뮤지컬을 넘어 세대별로 다양한 재미를 전달하겠다는 의도다. 아이들에게는 꿈과 희망, 어른들에게는 추억과 볼거리를 전달하기 위해 연출에 공을 들였다.
다만 태권도의 퍼포먼스에 집중하면서 이야기 전개가 성긴 느낌은 아쉬운 대목이다. 초연보다 좀 더 어린이 관객 눈높이에 맞춰진 유머 코드도 확장성을 다소 제한하는 느낌을 자아낸다. 김정민 작가는 “퍼포먼스가 많은 비중을 차지해 스토리 창작이 새로운 작업이었다.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사실 스토리와 상관 없어 보이는 품새와 슈퍼태권무 등에도 스토리텔링이 존재한다. 퍼포먼스와 뮤지컬의 장점을 좀 더 엮을 수 있도록 드라마적인 발전에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공연은 8월27일까지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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