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휴양지 몰디브서 美 반도체 우회 반입"…제재 구멍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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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가 휴양지인 몰디브를 우회로로 활용해 미국산 반도체를 대량 수입하고 있다고 2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인도 조사업체 엑스포트지니어스에서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후 1년간의 러시아 통관 데이터를 입수해 건당 5만달러(약 6400만원) 이상의 미국 반도체 수입 기록을 조사한 결과 침공 이후 몰디브에서 미국산 반도체 수입량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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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관 안거치는 환적 방식 이용한 듯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가 휴양지인 몰디브를 우회로로 활용해 미국산 반도체를 대량 수입하고 있다고 2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인도 조사업체 엑스포트지니어스에서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후 1년간의 러시아 통관 데이터를 입수해 건당 5만달러(약 6400만원) 이상의 미국 반도체 수입 기록을 조사한 결과 침공 이후 몰디브에서 미국산 반도체 수입량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년간 미국산 반도체 수입액이 컸던 곳은 중국(홍콩 포함), 터키에 이어 몰디브였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몰디브로 향한 미국산 반도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5360만달러였고, 거래 건수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고 한다. 니혼게이자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 1년간의 기록을 보면 같은 조건에서 몰디브가 미국산 반도체를 수입하는 건 단 한 건도 없었다"고 전했다.
통관 데이터를 보면 영국에 본사를 둔 마이카인스코퍼레이션이 지난해 8월 이후 320차례 몰디브를 출하지로 두고 러시아 기업에 미국산 반도체를 수출했다. 수출액은 약 4000만달러로 이번에 확인된 거래액 중 80% 수준이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러시아에 12억달러 상당의 전자기기를 수출했다는 의혹을 받는 회사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홍콩에 기반을 둔 픽셀디바이스는 지난해 5~8월 중 600만달러 상당의 미국산 반도체를 몰디브에서 러시아로 수출했다. 이 회사는 니혼게이자이 측에 "홍콩 기업에 적용되는 법률을 준수하고 있으며 모든 거래는 규제를 위반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몰디브가 러시아의 반도체 공급원이 된 배경에 무역 중개 비즈니스가 있다고 봤다. 몰디브에는 특정 국가에서 화물을 받아 항공편이나 배편으로 다시 출하하는 중개 비즈니스가 있다.
중개 비즈니스는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화물을 항구나 공항에서 하역해 통관절차를 거친 뒤 배나 비행기로 옮겨 타국으로 옮기는 '재수출(re-export)' 방식 또는 통관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다른 나라로 수송하는 '환적(transshipment)' 방식이다. 러시아로 향하는 미국산 반도체는 대부분 환적 방식을 거친 것으로 추정된다.
니혼게이자이는 러시아와 몰디브가 긴밀한 경제 관계를 맺고 있어 이러한 상황이 가능했던 것으로 봤다.
몰디브의 핵심 산업은 관광업이다. 러시아는 몰디브를 찾는 관광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1~3월 중 몰디브를 관광차 찾은 러시아인은 6만5000명으로 국가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 몰디브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신흥재벌인 올리가르히의 슈퍼요트 피난처가 돼 시선을 끌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몰디브 정부에 이와 관련해 여러 차례 입장을 물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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