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조직문화 부담" 토로한 신입사원, 최태원이 건넨 해법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SK그룹에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낯선 조직문화와 업무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하자 "의견이 있을 때는 그냥 말하라"고 조언했다.
21일 SK그룹 사내게시판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0일 SK T타워에서 올해 입사한 SK그룹 신입사원들과 가진 '회장과의 대화'에서 "의견이 있을 때는 그냥 말하라. 주변 분위기를 해칠 것을 걱정하지 마라"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내 의견이 좋은 의견인지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진행된 '회장과의 대화'는 최고 경영진이 그룹의 경영철학과 비전을 신입 구성원들에게 직접 설명하는 자리로, 고(故) 최종현 선대 회장이 1979년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직장생활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인공지능(AI)이 화두였다. 신입사원들은 'AI도 SK의 구성원이 될 수 있느냐'라는 주제로 실시간 설문과 토론을 진행했다.
찬성 측은 AI가 자가발전을 통해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면 구성원이 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지만, 반대 측은 AI는 수단에 불과해 책임을 기반으로 하는 의사 결정권자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토론 전 49% 대 50%로 팽팽했던 찬반 의견은 토론 후 34% 대 65%로 반대가 많아지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러한 신입사원들의 토론을 들은 후 "구성원이 될 수 있고 없고를 논하기 전에 'AI가 구성원이 됐을 때 우리에게 어떤 혜택을 주느냐'를 먼저 고민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AI를 활용하라는 주문이다.
또 신입사원들이 발표한 가상의 사업 모델에 대해 "머릿속에서만 생각해서 다 알기는 어렵고, 일단 해 보면 방향이 바뀌기도 하고 진화도 한다"며 "생각만 하지 말고 시작을 해 봐야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좋은 보고의 조건을 묻는 말에는 "생각대로 되지 않았을 때 다음 행동은 어떻게 행동하겠다는 내용이 필요하다"며 "그런 시나리오가 들어가야 토의가 이뤄지고, 더 나은 결정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기회 속에 리스크가 있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SK그룹은 전했다.
최 회장은 또 "시킨 일을 잘하는 것을 넘어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려는 능력이 중요하다. 문제를 정의할 능력이 없는 사람은 시키지 않으면 일을 할 방법이 없다"며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당부했다. 새내기로 부담을 갖기보다 즐거움을 표현하고, 동료와 행복을 나누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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