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도까지 치솟은 美 데스밸리…하이킹 사망자 발생

앞서 에어컨 고장난 차 몰던 60대 사망하기도
"오전 10시 이후에는 하이킹하지 않아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사막 지대 데스밸리(Death Valley)에서 온열질환에 따른 사망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20일(현지시간) 미 국립공원관리소(NPS)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3시 40분께 데스밸리 국립공원의 골든캐년 탐방로에 있는 화장실 앞에서 한 남성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데스밸리 국립공원의 골든 캐년 트레일 시작 지점에서 한 등산객이 폭염을 경고하는 표지판을 지나치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 남성은 모자와 등산복을 입고 배낭을 메고 있어 이곳에서 하이킹 중이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신원 조사 결과, 남성은 로스앤젤레스에 거주 중인 71세의 남성으로 확인됐다.

공원 방문객들은 이 남성을 발견한 직후 911에 신고했다. 이에 공원 경비대가 7분 뒤 도착해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했지만, 결국 사망 선고가 내려졌다.

남성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공원 측은 더위가 원인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남성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에 데스밸리의 공식 기온 관측 지점인 퍼니스 크릭의 기온은 49도(화씨 121도)였다. 공원 측은 "협곡의 벽이 태양열을 흡수해 방출하기 때문에 골든캐년 내부의 실제 온도는 더 높았을 것"이라고 했다.

공원 경비대는 여름철에 데스밸리를 방문하려면 에어컨이 작동되는 차량으로 짧은 거리를 둘러보거나 그늘이 있는 산지에서 하이킹하라고 권고했다. 이어 "낮 오전 10시 이후에는 낮은 고도에서 하이킹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등산객들에게 극심한 더위를 경고하는 표지판.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앞서 지난 3일에도 데스밸리 국립공원 내 노스 하이웨이 도로 인근에서 60대 남성이 차 안에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한낮 기온이 섭씨 52.2도(화씨 126도)까지 치솟았지만, 이 남성은 차량 내 에어컨이 고장 난 상태로 운전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타이어 2개 또한 펑크 난 상태였으며, 발견 당시 운전석 창문은 아래로 내려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립공원관리소는 국립기상청(NWS) 자료를 인용해 올해 들어 데스밸리의 기온이 43도(화씨 110도)를 넘긴 날이 28일이나 된다고 전했다.

한편 데스밸리는 1913년 섭씨 56.6도를 기록해 지구상의 최고 기온으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된 바 있다. 2020년 8월에는 두 번째로 높은 기온인 54.4도를 기록했다. 데스밸리에서는 도로가 뜨겁게 달궈지면서 주행 중인 차량의 타이어가 펑크 나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