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와 매화 아래서 만난 習 "중미 공동번영 가능"

베이징=김현정 2023. 7. 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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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양국은 서로의 공동 번영을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970년대 양국 냉전 관계 해빙에 기여했던 키신저 전 장관의 역할을 언급, "중국과 미국은 다시 한번 갈림길에 섰고, 양측은 또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면서 "앞을 내다본다면 중국과 미국은 서로 성공하고, 공동 번영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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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교류 물꼬 튼 키신저에 오랜친구 강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양국은 서로의 공동 번영을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는 미국은 중국의 권익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20일 중국 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키신저 전 장관을 만나 "중국인은 우정을 소중히 생각한다"면서 "중미 관계 발전을 촉진하고, 인민 간 우호를 강화하는 데 기여한 오랜 친구의 역사적 공헌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그는 1970년대 양국 냉전 관계 해빙에 기여했던 키신저 전 장관의 역할을 언급, "중국과 미국은 다시 한번 갈림길에 섰고, 양측은 또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면서 "앞을 내다본다면 중국과 미국은 서로 성공하고, 공동 번영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외교가 최고 원로로 꼽히는 키신저 전 장관은 1971년 미국 탁구팀의 방중을 이끌며 양국 교류의 물꼬를 텄다. 이듬해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중국을 찾아 마오쩌둥 당시 주석과 만났고, 두 정상은 공동성명인 '상하이 코뮈니케'에 서명하며 1979년 공식 수교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 주석은 이날 "중미는 상호 존중, 평화 공존, 협력 상생의 3원칙을 지키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어떻게 하면 양국이 잘 지내고, 안정적 양국 관계 발전을 추진할지를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이는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되며 세계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며 "당신(키신저 전 장관)과 미국의 통찰력 있는 인물들이 중미 관계를 올바른 궤도로 돌리기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또한 키신저 전 장관이 최근 100세 생일을 맞은 상황에서 100회 이상 방중하게 됐다는 점을 전하며 "두 개의 100을 합하면 이번 중국 방문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키신저 전 장관은 1971년 방중 당시의 배려에 대해 감사의 인사말을 전한 뒤 "현재 상황에서 우리는 상하이 코뮈니케 원칙을 준수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의 중요성을 이해하며, 미·중 관계를 긍정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 국민 사이의 상호 이해 증진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이번 키신저 전 장관의 회담이 최소 2개월 전부터 계획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키신저 전 장관은 중국 지도부의 생각을 이해하기 위해 베이징을 찾았으며, 귀국 후 미국 정부와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설명했다.

SCMP는 또한 두 사람이 대형 매화 그림 아래에서 회담을 가졌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시 주석의 동선을 비롯해 모든 행보와 타이밍을 치밀하게 계획하는 중국 정치의 특성상 의미를 둔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우는 매화는 중국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의지의 표현으로 쓰인다. 매화의 꽃말은 강인함과 고결함이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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