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2선발→5선발' 최원준, 후반기 반등 가능할까

차승윤 2023. 7. 2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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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가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5회초 2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최원준이 모자를 고쳐 쓰며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최원준(28)은 지난 3년간 두산 베어스 마운드의 대들보였다. 2020년 선발 투수로 안착한 이래 3시즌 동안 30승 19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이 기간 국내 투수 통틀어 으뜸이었다.

최원준의 존재는 왕조 막판을 향해 달려가던 두산 마운드에 큰 힘이 됐다. 특히 2021년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의 이탈, 2022년 아리엘 미란다의 부상으로 선발 공백이 심각했을 때 최원준이 원투 펀치의 한 자리를 맡았다. 장원준과 유희관 이후 국내 선발 투수 육성에 어려움을 겪었던 두산으로서는 천군만마였다.

2023 KBO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SSG랜더스의 경기가 2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5회초 2사 1,2루 최지훈에게 1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한 최원준이 혀를 내두르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올 시즌은 주춤하다. 전반기 2승 7패 평균자책점 5.08에 그쳤다. 지난 3년간 투구 수가 많았던 여파가 없지 않다. 2021년(138.3㎞/h)에 비해 올해(137㎞/h) 직구 평균 구속이 2㎞/h 이상 떨어졌다. 당시 0.244였던 구종(직구) 피안타율도 올해는 0.294로 올랐고, 구종(직구) 피장타율도 0.392에서 0.472로 올랐다.

지난 2년과 달리 두산 선발진이 대폭 개선되면서 최원준의 부진이 더 도드라졌다. 라울 알칸타라(9승 3패 평균자책점 2.03) 곽빈(8승 2패 평균자책점 2.08) 원투 펀치가 견고한 데다, 대체 외국인 브랜든 와델(2승 1패 평균자책점 1.04)의 기세가 무섭다. 영건 김동주(2승 4패 평균자책점 3.31)의 기세도 놀랍다. 결과적으로 국내 에이스였던 최원준이 사실상 5선발에 그치게 됐다.

<yonhap photo-3927="">2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초 이닝을 마무리지은 두산 선발 최원준이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yonhap>


부진하지만 여전히 후배들에겐 든든한 선배이자 멘토다. 곽빈은 "2021년부터 언제나 (최)원준이 형과 룸메이트였다. 원준 형 덕분에 이 위치까지 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형과 항상 같이 자고, 붙어 다니면서 (투구에 대해) 궁금할 때마다 질문했다. 내가 못 던져서 답답해할 때 많이 도와주셨다"며 "형의 노하우를 들은 게 쌓이고 쌓이다 보니 지금 성적이 나오는 것 같다. 형에게 너무 많이 배워서 하나를 꼽기가 어렵다. 하나부터 열까지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가르쳐주셨다"고 감사를 전했다.

반등 기미도 있다. 최원준은 지난 9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닝 부담을 줄인다면 내용이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 올 시즌 경기에서 그가 타선을 처음 상대할 때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가 0.732, 두 번째로 상대할 때 OPS가 0.622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상대 타순이 세 바퀴 돌면 수치가 1.295로 급증한다. 5~6이닝만 던진다면 노련한 피칭을 기대할 수 있다. 최원준이 부담을 덜고 5선발 자리에서 부활한다면 두산 상승세의 '키'가 될 수 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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