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병사 생사 파악도 못 했다…美 "北 접촉 시도했지만 무응답"

김형구, 김하나, 김한솔 2023. 7. 21.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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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월북한 미군 병사 트래비스 킹 이등병의 소재와 안위 파악을 위해 다양한 경로로 북한 측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미 백악관과 국방부ㆍ국무부 등 정례 언론 브리핑에선 킹 이병의 월북 경위와 안전 여부, 본국 송환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주무 부처인 미 국방부의 사브리나 싱 부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킹 이병이 살아있느냐’는 물음에 “그것이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문제”라며 “우리는 그의 상태를 포함해 억류돼 있는 장소, 건강 상태를 모른다”고 답했다. 이어 “부처 간 공조를 통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북한으로부터 어떤 응답도 듣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이 지난 5월 18일 국방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싱 부대변인은 한국에서 폭행 사건으로 구금 상태에 있다 추가 징계를 위한 본국 송환 과정에 있던 킹 이병이 귀국행 비행기를 타지 않은 경위에 대해 “킹 이병 호위는 공항 보안구역 전까지만 가능했고 그가 게이트에 도착하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해야 했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며 “군 대정보 담당관이 주한 미군과 함께 이 문제를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킹 이병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과정과 관련해선 “단편적인 몇몇 팩트 외에는 공항에서 판문점까지 행적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킹 이병은 현재 ‘탈영 상태’(absent without leave)로 간주되고 있다고 한다.

크리스틴 워머스 미 육군 장관도 이날 애스펀 안보포럼 대담에서 “국방부ㆍ국무부ㆍ백악관이 유엔 채널을 활용해 킹의 신변 정보를 얻고 데려오기 위해 북한과 접촉을 시도했다”며 “북한 당국과의 접촉이 성공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올리비아 돌턴 미국 백악관 부대변인이 지난 6월 27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올리비아 돌턴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필라델피아 행을 수행하기 위한 항공편 이동 중 기내 브리핑을 통해 “백악관은 킹 이병의 소재와 안위를 확인하기 위해 국방부, 국무부, 유엔, 스웨덴 파트너, 한국 파트너들과 긴밀히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이런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북한군에 복수의 채널을 통해 접촉했다. 현재로선 더 많은 정보를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최우선 목표는 그의 건강과 행방을 확인하고 가능한 한 빨리 집으로 데려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당국은 북한에 킹 이병이 안전하게 본국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는 메시지와 안위에 대한 정보 확인을 요청했다고 한다. 국무부 매슈 밀러 대변인은 “우리는 킹 이병이 스스로 월북했고 무사히 귀환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과 북한 간) 정기적 접촉은 없다. 양국 간 소통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킹 이병이 자진 월북했다는 의미에 대해 “미 정부의 지원이나 독려를 받고 그런 것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킹 이병이 월북 전 북측과 접촉했다고 볼 만한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알기로는 없다”고 답했다.

한편 돌턴 백악관 부대변인은 한ㆍ미ㆍ일 3국 정상회의가 내달 18일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릴 예정이라는 일본 언론 보도에 대해 “오늘은 확인해 줄 내용이 없다”고만 했다. 앞서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 일부 언론은 “한ㆍ미ㆍ일 3국이 8월 18일 미국 워싱턴 DC 인근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용산 대통령실은 “한ㆍ미ㆍ일 3국 정상회의를 8월 중 미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는 3국 간 조율을 거쳐 빠른 시일 내 발표할 계획”이라고 공지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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