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통산 2329안타' 손아섭의 "더 잘 치고 싶다"는 반성

배중현 2023. 7. 21.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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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전반기 맹활약하며 지난해 부진을 털어낸 손아섭. NC 다이노스 제공


베테랑 손아섭(35·NC 다이노스)은 만족을 모른다.

올 시즌 손아섭의 전반기는 인상적이었다. 75경기에 출전, 타율 0.331(302타수 100안타)를 기록했다. 전반기 세 자릿수 안타를 때려낸 KBO리그 5명의 타자 중 한 명. 타격 4위, 최다안타 공동 3위를 비롯해 대부분의 공격 지표가 리그 상위권이었다. 하지만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개인 성적에 만족할 수 없다"며 몸을 낮췄다.

지난해 손아섭의 타율은 0.277(548타수 152안타)였다. 통산 타율(0.324)과 비교하면 차이가 컸다. 프로야구 역대 두 번째 '7년 연속 150안타' 금자탑을 세웠지만 마냥 웃을 수 없었던 이유다. 관심이 쏠린 NC 이적 첫 시즌, 장타율마저 크게 하락하자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손아섭은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다. 2월 구단 스프링캠프에 앞서 강정호(전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미국 현지에서 개인 훈련을 했다. 야구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강정호의 조언을 들어 무너진 타격 메커니즘의 원인을 분석하고 보완하기도 했다.

올 시즌 전반기 100안타를 기록한 손아섭. KBO리그에서 전반기 세 자릿수 안타를 때려낸 건 손아섭 포함 5명에 불과하다. NC 다이노스 제공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손아섭은 "그 어느 해보다 빠르게 시간(전반기)이 지나갔다. 시즌에 들어가기 전 미국에서 훈련을 많이 했는데 타격 폼을 정립하는 시간이 필요했다"며 "한 명의 선수이면서 주장까지 일인다역을 준비했다. 후배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다행히 선수들이 잘 따라와 줬다"고 말했다.

전반기 소득 중 하나는 장타율 회복이다. 전년 대비 8푼 끌어올린 0.447로 반환점을 돌았다. 전성기 수준은 아니더라도 '에이징 커브' 우려를 불식시키질 수 있는 변화였다. 손아섭은 "지난해보다 2루타가 더 많이 나오는 거 같다"고 진단하면서도 "지난해에는 새로운 팀에 적응하고 체력적인 부분에서도 부침이 왔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팀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체력도 관리하면서 좋아져 장타율이 오른 거 같다. 하지만 만족하지 못한다. 더 잘 치고 싶다"고 선을 그었다.

손아섭의 역할은 다양하다. 주전 외야수에 리드오프, 주장으로 선수단까지 이끌어야 한다. 그는 "베테랑이 어려운 건 (개인 성적은 물론이고) 팀 퍼포먼스도 함께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상대 투수와의 승부만으로 벅찬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부분을 넘어 후배들을 이끌고 이를 통해 사기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팀이 올 시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게 사실이지만 지금 좋은 모습(전반기 4위)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있기 때문인 것 같다"며 흡족해했다.




손아섭은 개인 통산 안타를 2329개까지 늘렸다. 이 부문 역대 1위 박용택(전 LG 트윈스·2504개) 기록에 175개 차이로 근접했다. 늦어도 내년 시즌에는 KBO리그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할 가능성이 크다. 손아섭은 "먼 이야기"라며 "KBO 역사에 1위가 되는 건 영광스럽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래의 일이어서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개인이 아닌 팀이 먼저다. 그는 "후반기 첫 경기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내가 잘하면 팀도 좋은 결과가 있을 거로 생각한다. 우리 팀은 젊다. 경험 있는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고 내가 잘하면 팀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거다. 지금 내가 해야 하는 건 팀 사기를 올리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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