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힌남노 피해' 포스코, 2m 수벽·강력 펌프로 철옹성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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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제철소, 제철소 정문부터 2문, 3문에 이르는 1.9㎞구간에는 높이 2m의 차수벽이 둘러쌓여 있다.
공륜호 포스코 구매투자본부 과장은 "지난해 태풍 피해때 제철소 내부가 1.5m~1.7m 가량 물에 잠겼다"며 "시간당 100㎜ 이상 비가 내린 힌남노급 태풍이나 폭우 상황을 가정하고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2m 높이 차수벽으로 공장 내부 침수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봤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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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힌남노 피해 이후 절치부심
2m 수벽, 1.9㎞ 설치·무게 30t 차수문
'제철소 심장' 수전변전소엔 2중·3중 보호막
19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제철소, 제철소 정문부터 2문, 3문에 이르는 1.9㎞구간에는 높이 2m의 차수벽이 둘러쌓여 있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포스코는 제 2의 힘남노를 원천차단하기 위해 2중, 3중으로 '절치부심' 대비책을 세워놨다. 대표적인 것이 '작은 성곽'을 연상케하는 차수벽이다. 차수벽은 높이 3m의 PC옹벽을 주문해 지하 1m 깊이까지 고정해 세웠다. PC옹벽은 공장에서 미리 철근콘크리트 부재를 제작하고 양생해 만든 콘크리트인데 현장 시공 콘크리트보다 강도가 좋다. 고로에서 나온 슬래그(제철 부산물)도 넣어 친환경적 옹벽을 만들었다.
공륜호 포스코 구매투자본부 과장은 "지난해 태풍 피해때 제철소 내부가 1.5m~1.7m 가량 물에 잠겼다"며 "시간당 100㎜ 이상 비가 내린 힌남노급 태풍이나 폭우 상황을 가정하고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2m 높이 차수벽으로 공장 내부 침수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봤다"고 힘줘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9월 침수 직후 차수 방안을 검토하고 같은해 12월 착공에 들어가 지난달 차수벽 공사를 끝냈다. 투입 인원만 1만2000명에 달한다.
국내 최대 철강사 포스코는 지난해 고로(용광로)가 멈추는 초유의 피해를 입었다. 포스코는 당시 창사 이래 54년만에 처음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지하 십수m 깊이까지 물과 토사가 가득차고 지상 1.5m까지도 물이 차올라 '뻘밭'이 됐다. 지난해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한 철강업계 피해 추산액은 2조원에 달한다. 여파는 올해 초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철강업계 중에서도 포스코 피해가 가장 컸다. 포항제철소 인근에 흐르는 냉천이 범람한 것이 피해의 주된 원인이었다. 태풍 피해 당시 포항제철소 3문 앞 냉천교에 부유물이 가득 쌓이면서 물줄기를 막았고 이때 불어난 하천 물줄기가 포항제철소로 들이닥친 것이었다.
포스코는 차량과 직원들이 오가는 3개의 정문에는 최대 29m 길이, 무게 30t의 철문을 설치했다. 비 피해가 예상될 때는 이 문이 닫히면서 외부에서 물이 들어오는 것을 원천 차단한다. 철문은 모터 4개가 구동하면서 움직이는데 지상에서 5㎝가량 떠오른 철문이 슬라이드 식으로 닫힌 뒤 고정된다.
제철소 내 공장에 전기를 공급하는 '제철소의 심장'과 같은 수전변전소는 '유난스럽게' 보호했다. 제철소 내 7개의 수전변전소에 2중 차수 시설을 설치했다. 각 건물 출입문에 차수 시설을 설치했고 건물 외부에는 1.5m높이의 콘크리트벽을 둘렀다. 여기에 분당 12t의 물을 퍼낼 수 있는 고정형 물펌프를 설치해 만일의 사태까지 대비했다. 임기대 포항제철소 토건설비기술부 팀장은 "지난해 범람 때 물이 변전소로 들어오면서 공장 가동이 모두 중단됐다"며 "(공장 가동에 필수인) 수전변전소만큼은 사수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범람했던 냉천 제방에는 강철 4000개를 촘촘하게 박아놨다. 물이 범람해 흙으로 된 제방이 유실되더라도 제철소까지 물이 넘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임 팀장은 "제철소 방면 1.6㎞ 구간에 걸쳐 '시트파일'이라고 하는 넓은 철판을 지하 15m 정도까지 매설했다. 경상북도, 포항시와 협의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포항=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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