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밀리언셀러, K팝 음반 인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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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87만4493장.
다만 가요계에선 음반 판매량 증가가 K팝 팬덤 확대와 직결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가요 관계자는 "한 명이 음반을 여러 장 구매하는 중복 구매가 많아 신보 판매량만 봐서는 K팝 팬덤이 확대됐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구보(옛 음반) 판매량을 종합해서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세계 시장에서 K팝의 영향력이 커지고 팬이 늘어나 음반 판매량도 증가한 것은 맞지만 숫자가 전부는 아니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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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87만4493장. 올해 상반기 써클차트(옛 가온차트) 음반차트에서 1~400위를 차지한 음반들의 판매량을 합산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0만장 가까이 늘었다. 발매 첫 주 판매량 100만장을 넘긴 가수는 그룹 스트레이 키즈, 세븐틴, 에스파 등 13팀으로 지난해 7팀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대로면 올 한 해 K팝 음반 판매량이 1억장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해외로 수출되는 K팝 음반도 덩달아 늘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음반 수출액은 1억3293만4000 달러(약 1685억 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1%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K팝 음반 호황기를 이끈 건 4세대 아이돌 그룹이다. 스트레이 키즈는 지난달 발매한 정규 3집으로 일주일 만에 판매량 561만장을 돌파했다. 발매 첫 주 판매량으로는 역대 K팝 음반 중 가장 많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올해 초 내놓은 미니 5집으로 200만장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해당 음반은 상반기 미국 내 CD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걸그룹 활약도 만만치 않다. 에스파, 르세라핌, 아이브 모두 100만장 넘는 판매량을 달성했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원은 “상반기 음반 판매량 점유율 톱10 가운데 걸그룹 판매량 비중이 31%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요계에선 음반 판매량 증가가 K팝 팬덤 확대와 직결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가요 관계자는 “한 명이 음반을 여러 장 구매하는 중복 구매가 많아 신보 판매량만 봐서는 K팝 팬덤이 확대됐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구보(옛 음반) 판매량을 종합해서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지난 5월 열린 관훈포럼에서 K팝 위기론을 거론했다.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에 K팝이 진입한 횟수가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었고, 음반 수출 증가율도 2020년부터 감소세를 보인다는 게 그 근거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세계 시장에서 K팝의 영향력이 커지고 팬이 늘어나 음반 판매량도 증가한 것은 맞지만 숫자가 전부는 아니다”라고 짚었다. 여러 종으로 출시되는 음반 패키지, 음반당 부여되는 팬사인회 응모권, 발매 첫 주 판매량 경쟁 등으로 인한 중복 구매가 음반 판매를 뻥튀기했다는 진단이다. 정 평론가는 다만 “5년 전만 하더라도 중복 구매를 유도하는 K팝 기획사들 마케팅이 오래가지 못하리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오히려 테일러 스위프트 등 해외 가수들이 음반 패키지를 다양화하는 등 K팝 마케팅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치솟는 K팝 음반 판매가 기후위기를 앞당긴다며 기획사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K팝 팬덤 단체 케이팝포플래닛은 기획사가 주도한 음반 과잉 생산이 대량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든다고 꼬집었다. 일부 기획사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음반을 제작한다고 홍보했으나 이를 두고 ‘그린 워싱’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 평론가는 “친환경 소재를 쓰더라도 음반 패키지를 여러 종으로 제작하는 등 생산량 자체를 줄이지 않으면 기후위기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중복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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