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에 하천국 새로 만든다…한화진 "하천 바닥 준설 절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이번 감사로 지난 정부의 4대강 보 철거 결정에 문제가 있다는 게 밝혀졌기 때문에 (보 철거 결정을) 철회하겠다”며 “이번 감사를 계기로 4대강 논쟁을 종식했으면 좋겠다”고 20일 말했다. 환경부는 지류·지천에 대한 준설(물 밑의 토사를 파내는 것)을 추진하는 등 4대강 사업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장관은 이날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4대강 보에 대한 해체 결정을 철회하고 모든 보를 존치하겠다”며 “보를 정상적으로 운영해 물 그릇을 확대하고 소수력 발전(작은 규모의 수력발전)도 재개하는 등 보를 보답게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는 전 정부 때 내려진 금강·영산강 보 해체·상시개방 결정에 대한 재심의를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요청할 계획이다. 감사원이 보 해체·상시개방 결정에 대해 “국정과제로 설정된 시한에 맞춰 무리하게 마련된 방안”이라는 감사 결과를 내놓은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국가물관리위원회의 재심의 절차가 남았지만, 이로써 전 정부가 추진해온 보 해체 결정은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세종보 복구부터…하천국 신설 등 조직 개편도 추진
이번 감사를 계기로 정부의 포스트 4대강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4대강 보를 물그릇으로 적극 활용하는 한편 지류·지천에 대한 대규모 준설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이명박 정부 때부터 추진했던 4대강 사업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한 장관은 “MB정부에서 4대강 사업을 할 때 본류는 했지만, 지역 하천에 대해서는 정비를 못 했다”며 “올해만 해도 극한기후의 영향이 워낙 크다 보니 현장을 다니면서 하천 바닥의 단면적을 넓히는 준설이 절실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류·지천을 포함한 대대적인 하천 정비 사업을 통해서 안전을 우선하는 치수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하천국을 신설하는 등 물관리 조직을 확대하기로 했다. 환경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는 물관리정책실 산하에 3개 국이 있는데 하천국을 따로 만들어서 치수 쪽에 더 포커스를 맞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댐 신설과 하천 준설 등 대규모 하천 정비 사업이 포함된 치수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제방이 무너지면서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원인이 된 미호강에 대해서도 준설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맞춤형 정치 감사”…“보 해체 위법성 인정”
반면 감사를 청구한 4대강 보해체저지 국민연합은 “4대강 보 해체가 감사원 지적으로 뒤늦게나마 위법성이 인정된 것은 다행이지만, 환경단체의 4대강 사업 반대 논리에 밀려서 4대강과 연결된 지류·지천 정비를 소홀히 한 결과 엄청난 국가적 재앙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환경부는 시급히 4대강과 연계된 지류, 지천의 준설 등 정비사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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