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서 잠자는 돈 1600억…금융당국 주의에도 '제자리걸음'

이세미 2023. 7.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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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신협 조합에서 조합원들에게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잠자고 있는 돈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협 측은 예금자보호를 위해 누적되고 있는 기금 때문에 이같은 미지급금이 축소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떼 놓고 봐도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전국 신협 조합의 미지급금에 포함돼 있었던 예금자보호기금 출연금이 200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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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200억↑…3년 만에 최대
예보 출연금 제외해도 개선 미흡
ⓒ연합뉴스

전국 신협 조합에서 조합원들에게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잠자고 있는 돈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협 측은 예금자보호를 위해 누적되고 있는 기금 때문에 이같은 미지급금이 축소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떼 놓고 봐도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이 상호금융권을 향해 출자금을 돌려주지 않거나 배당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조합에 돈이 쌓이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 달라 강조하고 있지만 좀처럼 약발이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 879개 신협 조합의 지난해 말 기준 미지급금은 1636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4.2%(203억원) 늘며 최근 3년 내 최대를 기록했다. 미지급금은 신협이 조합원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출자금과 배당금을 비롯해 사업 진행 후 아직 돌려주지 않은 비용 등을 의미한다.

신협의 미지급금은 2018년 1798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9년 1675억원, 2020년 1282억원으로 축소되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부터 증가로 돌아서며 단숨에 다시 1600억원을 돌파했다.

미지급금이 10억원 이상인 신협은 총 11곳으로, 은평신협이 31억원을 기록하며 가장 많았다. 이어 ▲청운신협 24억원 ▲광주문화신협 15억원 ▲동서울신협 14억원 ▲광안‧달구벌신협이 각각 13억원 ▲울산행복신협 11억원 ▲한라‧동작‧제민‧대구대서신협이 각각 10억원 순이었다.

신협은 이처럼 미지급금이 늘어난 배경으로 예금자보호기금 출연금을 꼽는다. 각 조합이 예금자보호를 위해 매년 1분기 중 신협중앙회에 내야 할 출연금이 전년 말 미지급금으로 잡히면서 해당 금액이 늘어나 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신협 조합에 쌓인 미지급금이 줄었다고 보기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전국 신협 조합의 미지급금에 포함돼 있었던 예금자보호기금 출연금이 200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1년 간 늘어난 미지급금 증가폭과 거의 맞아 떨어지는 액수다.

신협 조합들은 각 연말 예탁금 등의 평균 잔액 대비 0.2%를 신협중앙회에 예금자보호기금 출연금으로 지급한다. 그리고 올해는 예금자보호기금의 적립수준이 목표 규모에 도달하는 경우 출연금을 감면해 주는 목표 기금제에 따라, 출연금의 40%가 감면됐다.

신협 조합들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확보한 예금 총액은 총 129조9149억원으로 1년 동안 16.3%(18조1818억원) 늘었다. 이 증가액에 출연금 요율과 목표 기금제 감면액 등을 적용해보면 지난해 신협 조합에서 신협중앙회에 납부했을 출연금은 218억원 가량이다.

문제는 예금자보호기금 보험료 또한 조합원의 주머니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금 운용의 불투명성 역시 우려를 낳고 있다. 예보는 분기마다 기금 운용 수익률과 자산을 공개하지만 신협은 기금 운용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상호금융권의 탈퇴조합원 미지급을 방지하기 위해 출자금·배당금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환급 안내를 강화해 왔다. 2019년 말부터는 온라인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미지급 출자금과 배당금을 본인이 수령하거나 기부할 수도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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