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흑해 화물선 전부 군사선박 간주”… 국제 곡물가 급등

장은현 2023. 7. 21.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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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흑해곡물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데 이어 이번엔 "흑해에서 우크라이나 항구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잠재적 군 수송선으로 간주하겠다"고 위협하고 나섰다.

NYT는 "우크라이나가 협정 파기 이후에도 흑해 곡물 수출을 계속 시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러시아의 이번 발표로 쉽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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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가격 선물시장서 8% 올라
우크라이나 경찰이 20일(현지시간) 남부 미콜라이우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한 건물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이날 공격으로 20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이번 공격은 지난 17일 발생한 크림대교 폭발 사건에 대한 보복 성격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흑해곡물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데 이어 이번엔 “흑해에서 우크라이나 항구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잠재적 군 수송선으로 간주하겠다”고 위협하고 나섰다. 국제 곡물가가 9%까지 급등했고, 저소득 국가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9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모스크바 시각으로 7월 20일 0시를 기점으로 흑해 해역에서 우크라이나 항구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잠재적 군 수송선으로 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선박 국적국은 우크라이나 정권에 선 분쟁 당사국으로 간주된다”며 “흑해 국제수역의 남동부와 북서부는 당분간 항행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NYT는 “우크라이나가 협정 파기 이후에도 흑해 곡물 수출을 계속 시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러시아의 이번 발표로 쉽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짐 게를라흐 A/C 트레이딩 사장은 “상황이 다시 격해지고 있고, 유럽의 ‘빵 바구니’인 그곳(흑해)에서 화주들이 철수하는 중”이라고 BBC에 말했다.

러시아의 발표 직후 국제 곡물가는 급등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 밀 선물가격은 9%까지 올랐는데, 이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수치다. 유럽증권거래소 밀 가격도 전날보다 8.2% 올랐다.

유엔 세계식량계획 수석경제학자 아리프 후세인은 “이미 수십개국의 인구 수백만명이 두 자릿수의 물가상승률로 고통받고 있다는 점에서 곡물협정 중단 시점은 잔인하다”고 비판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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