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자 정하고 들러리” 백신 입찰 담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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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억원 규모의 백신 조달 입찰에서 담합한 제약사와 의약품 도매상 32곳이 409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이 중 3곳은 입찰 담합으로 과징금을 받은 지 5~6년 만에 또 담합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녹십자, 보령바이오파마, SK디스커버리 3개사는 2011년 6월 인플루엔자 백신 담합으로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받은 지 5~6년 만에 또 담합에 가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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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수위 낮아 유사형태 담합 반복”
7000억원 규모의 백신 조달 입찰에서 담합한 제약사와 의약품 도매상 32곳이 409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이 중 3곳은 입찰 담합으로 과징금을 받은 지 5~6년 만에 또 담합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 백신제조사와 광동제약 녹십자 보령바이오파마 SK디스커버리 유한양행 등 백신 총판사 등 32개 백신 관련 사업자의 입찰 담합 행위에 시정명령과 409억원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20일 밝혔다.
백신제조사는 백신을 생산하는 회사이며, 백신 총판사는 백신제조사와 공동 판매계약을 맺어 의약품 도매상에 공급하는 곳이다. 도매상은 병·의원, 보건소 등에 백신을 유통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2013년 2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조달청에서 발주한 170개 백신 입찰에서 담합해 147건을 낙찰받았다. 담합한 백신은 국가예방접종사업(NIP) 대상 백신으로 인플루엔자(독감) 간염 결핵 파상풍 자궁경부암 백신 등 24개 품목이었다. NIP 대상 백신에는 정부 예산이 투입된다.
담합은 낙찰자를 미리 정하고 들러리를 섭외해 입찰 가격을 공유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들러리는 낙찰가보다 조금 높게 입찰가격을 써냈다. 낙찰자는 조달청에서 검토된 가격과 가능한 한 가깝게 입찰해 가장 높은 금액으로 낙찰받았다.
정부 계약방식 변화에 따라 담합 참여자가 변하기도 했다. 정부는 2016년과 2019년 전체 물량의 5~10%인 보건소 물량만 구매하는 방식에서 연간 백신 물량을 전부 구매하는 방식으로 조달방식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담합은 의약품도매상에서 백신총판으로 낙찰예정자를 바꾸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구조적 담합에 내려진 과징금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제재 수위가 낮아 유사한 형태의 담합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녹십자, 보령바이오파마, SK디스커버리 3개사는 2011년 6월 인플루엔자 백신 담합으로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받은 지 5~6년 만에 또 담합에 가담했다. 하지만 입찰담합 가중처벌 시한을 넘겨 추가 처분을 피했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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