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권 수업 진도 드러내다 [정기수 칼럼]

데스크 2023. 7. 21.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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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 제주 강연, 체제-역사 전쟁 이념 무장 출정식
법률에서 한국 현대사, 경제로 시야 넓혀
내년 총선, ‘한동훈 대(對) 운동권’ 대첩 될 것
장관 2년-의원 3년 후 대권 도전 시간표 짜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강연 중인 한동훈 장관.ⓒ 연합뉴스

2027년 한국 대선은 내년 총선 후 3년이 지난 시점이다.

총선에서 윤석열의 집권 여당이 과반 승리하거나 중도 신당들과 함께 최소한 민주당(분당 경우 비명계 신당 포함)의 과반 점유를 저지하게 된다면(지난주 [정기수 칼럼] 참조), 정치 환경은 지금과 크게 달라질 것이다. 야당의 조작과 선동, 국정 발목 잡기 일상화가 불가능해진다.

좌파 언론과 반정부 시민 노동 단체들의 세(勢)도 현저히 약화할 것이다. 가짜 뉴스와 불법 시위가 밥 먹듯 벌어지는 후진국 행태가 법 테두리 안으로 위축되게 된다.

여당을 위한 너무 장밋빛 환상 같지만, 적어도 현재의 180석 민주당 폭정은 끝이 난다는 얘기다. 그 절대다수 의석을 믿고 호가호위(狐假虎威)하며 대선 불복 난동을 벌여 왔던 진영 매체들과 광우병-후쿠시마 처리수 선동 단체들의 기가 꺾이는 시대가 시작된다.

대통령 윤석열로서는 총선 후 남은 3년 임기 동안 계속 밀어붙여 완수할 나라 바로 세우기 개혁 작업을 위해서도 그렇고, 다수 국민의 짜증 지수 낮추기를 위해서도 내년 총선 승리가 절체절명(絕體絕命)이다. 그 중차대한 선거에 이 정부 2인자가 야전 사령관으로 나서는 건 당연하며 의무이기도 하다.

법무부 장관 한동훈이 그 사람이다. 그는 이미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을 넘어 그 3년 후 대권 도전까지 바라보면서 공부하며 정리하고 있는 모습이다. 장관 2년-의원 3년 후 출마 시간표다.

지난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강연에서 한동훈은 두 가지 중요한 발언을 했다. 첫째는 이승만의 농지 개혁에 관한 반(反) 종북-반미 운동권 시각이다. 그러므로 동시에 친(親) 이승만, 친 대한민국, 친 자유주의, 친 기업적 평가다.

“1950년 이승만 정부의 농지 개혁이야말로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는 데 가장 결정적 장면이다. 수백 년 유지된 지배 계층이 한순간 소멸했고, 기존 대지주가 지가(地價) 증권으로 생산 설비를 취득해 대한민국이 제조, 공업, 서비스업 국가로 확장할 수 있었다. 만석꾼의 나라에서 이병철 등 창업 영웅들이 활약할 수 있는 대전환의 계기가 됐다.”

이승만의 농지 개혁은 링컨의 노예 해방 한국판이었다. 나라가 농업에서 공업, 신분 차별에서 만인 평등으로 바뀌고 모두가 새 출발을 하게 된 대한민국 현대화의 신호탄이었다. 한동훈은 그 의미를 이 한마디로 압축했다.

“기업의 성장이 대한민국 성장 그 자체였다.”

한동훈의 대권 수업 진도(進度)를 보여주는 역사관이다. 법률 전문가에서 한국 현대사, 경제로 시야를 넓히면서 그의 ‘정체(正體)’를 보였다. 그것은 윤석열의 국가 정체성 재정립 의지와도 연결된다. 그는 향후 체제 전쟁, 역사 전쟁에서 윤석열 정신을 계승하고 심화시키려 하고 있다.

그의 농지 개혁 언급은 이민 정책을 말하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두 번째 중요 발언이다. 이민 문호 개방은 그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주요 업적으로 삼고 있는 과제다.

“농지 개혁이 우리나라 발전에 필요한 인프라를 마련한 것처럼 (나는) 인구 문제에 대해 국가 백년대계를 대비할 것이다. 출입국 이민 정책을 일관된 방향으로 (관리하는) 컨트롤타워를 만들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 당시 1000명 규모이던 숙련 기능 인력(E7-4) 비자를 올해 3만 5000여 명으로 35배 늘린 건 우리나라에 와서 열심히 일하고 기여하면 대한민국에 편입될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다. 비자(영주권 전 단계) 정책은 우리나라가 잘 살고 기업이 잘 되기 위해서 하는, 국익이 목적이다.”

한동훈은 그동안 국회 안팎에서 많은 어록을 남겼다. 특히 국민 세금, 운동권, 언론, 검찰 등에 관한 그의 시각이 매우 단호하고 투철하다. 지난 75년 동안 대한민국 장관 중 이렇게 국가관과 공직관이 확실하면서 말을 비유적으로 잘한 사람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늘 잊지 말자. 우리는 국민의 피 같은 세금으로 월급 받는 사람들이다. 국민께 수준 높은 서비스로 몇 배로 돌려드려야 한다.”

“나는 민주화운동을 한 분들이 엄혹한 시절 보여 준 용기를 아주 깊이 존경한다. 그러나 평생 대대손손 전관예우를 받으려 하고 국민을 가르치려 들며 도덕적 우위를 주장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이 나라의 진짜 기득권 카르텔은 운동권 카르텔이다.”

“70년간 축적된 검찰의 수사와 재판에 대한 역량은 대한민국 국민의 자산이다.”

“지금 민언련에는 이름과 달리 민주도 없고 언론도 없고 시민도 없고 권력의 요직을 꿰차는 막강 인재풀로서 권력과의 연합만 있어 보인다.”

“공직자는 ‘쪽팔리게’ 살면 안 된다. 할 일 하다가 권력에 찍혀 겪는 부당한 일들도 국민 세금으로 받는 월급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지식인의 사명은 약자의 편에서 권위와 권력을 비판하는 것이다. 유시민 씨가 말하는 어용 지식인은 마치 삼겹살을 좋아하는 채식주의자라든지 친일파 독립투사라는 말처럼 그 자체로 대단히 기만적이다.”

“검수완박이 통과돼서 국민이 입게 될 직접적인 피해가 너무 즉각적이고 심대하다.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명분 없는 야반 도주극까지 벌여야 하는지 국민이 많이 궁금해하실 것이다.”

제주 포럼 강연은 이런 정신과 자세를 가진 그가 ‘한동훈 대(對) 운동권 대첩’이 될 내년 총선 출정을 앞두고 이념 무장까지 마치고 있음을 보여준 예비 출정식이었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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