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간 능력 뛰어넘으려면 30~50년은 걸릴 것”

임경업 기자 2023. 7. 21.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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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4대 구루’ 앤드루 응 방한, 카카오서 강연

“비행기도 발명 직후에는 굉장히 많은 사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통계적으로 자동차보다 비행기가 안전한 교통수단입니다. 인공지능(AI)도 마찬가지입니다. 초기에 많은 사고가 있을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인간이 하늘을 날게 됐다는 것입니다.”

20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본사에서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겸임교수가 카카오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질문에 답을 하고 있는 모습. 현재 AI 기술의 기반을 닦은 그는 AI '4대 구루'로 꼽히는 세계적 석학이다. /카카오

인공지능(AI)의 세계적 권위자인 앤드루 응(57)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20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본사에서 “AI의 발전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겠지만, 긍정적인 영향이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응 교수는 챗GPT를 비롯한 AI 기술 혁명의 기초가 되는 기술을 개발했던 인물로, 요슈아 벤지오(몬트리올대), 제프리 힌턴(토론토대), 얀 르쿤(뉴욕대) 교수와 함께 AI의 세계 ‘4대 구루(guru·권위자)’로 꼽힌다.

그는 “예를 들어 교육 현장에선 선생님이 개인 교습을 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각 개인의 학업 수준에 맞춰 1대1 맞춤 교육을 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며 “AI의 긍정적인 활용을 찾는다면 순기능도 충분히 많다”고 말했다. 4대 구루 중 제프리 힌턴 교수가 ‘AI 기술 발전 중단’을 주장하는 AI 규제론자가 된 것과 달리, 응 교수는 네 사람 가운데 AI 기술 발전 도입과 확대를 가장 강력히 주장하는 AI 긍정론자이다. 그는 미국 구글, 중국 바이두에서 두 회사의 AI 기술 및 서비스의 뼈대를 만들었고, 2012년 미국 최대 온라인 교육 사이트 코세라를 창업하거나 AI 펀드를 운영하는 등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인물로도 꼽힌다.

응 교수는 챗GPT로 대표되는 현재의 AI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을 수는 없을 것으로 봤다. 그는 “계산기·엑셀이 인간보다 훨씬 단순 계산을 잘하는 것처럼 인간의 역할, AI의 기능은 각자의 방향이 다를 뿐”이라고 했다. 챗GPT는 인간과 컴퓨터로 대화만 주고받는 챗봇이다. 이를 뛰어넘어 다양한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범용 인공지능(AGI) 출현에 대해 응 교수는 “앞으로 30~50년쯤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지난 수십 년간 AI는 기술의 한계에 도달했을 때 점프가 있었는데, 현재 챗GPT의 기술 원리로는 AGI에 도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번 더 거대한 기술적 진보가 있어야, 인간과 동등한 수준으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AI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에 대해선 “모든 사람이 AI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AI의 도움을 받아 컴퓨터 프로그래밍(코딩)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고, 나만의 AI를 만들게 될 것이다.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AI에 넣어서 인간의 생산성 증대를 맞춤형으로 AI가 돕는 날도 온다”고 했다. 이달 초 챗GPT에 전문적인 코딩을 대신 해주는 AI 기능이 추가됐는데, 응 교수는 이 사례를 거론하며 “수학자가 아니라도 현대인 대부분이 기초 수학을 할 수 있다”며 “코딩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세대 AI 서비스와 기술 경쟁은 챗GPT와 같은 문자 중심 LLM(대규모 언어 모델)이 아니라 시각(이미지), 특정 목적과 언어에 최적화된 맞춤형 AI 분야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응 교수는 “현재 챗GPT와 같은 대규모언어 모델의 기초 원리가 2017년 제시됐고, 서비스까지 이어지는 데 6년이 걸렸다”면서 “이미지를 인식하고 생성하는 AI 원리는 2020년 나왔기 때문에 이제 시작 단계”라고 말했다. 한국 업체들에도 기회가 열려 있다고 했다. 그는 “영어 중심 AI는 영어를 주로 학습했고, 한국어 지식을 배운 것이 아니다”라면서 “각 언어로 된 지식을 습득한 언어별 AI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영어 중심 지식을 습득한 챗GPT와 구글 바드와 달리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AI가 필요하고, 시장성이 있다는 의미이다.

응 교수는 AI 기술 경쟁이 “한 기업이 모든 것을 독점하는 승자 독식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현재 AI 기술 경쟁은 챗GPT와 바드처럼 특정 기업이 AI 기술과 수익을 독점하는 폐쇄형 AI, 메타의 라마와 같이 기술을 다른 기업과 기관에 공개하는 개방형 AI 진영으로 나눠져있다. “현재 오픈AI의 챗GPT의 성능이 가장 탁월하지만, 이를 따라잡고 있는 다른 AI와의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격차가 영원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특히 AI를 각자의 목적에 맞춰 조그만 모델을 만드는 활용이 늘어나면서 AI 시장의 파이는 여러 조각으로 쪼개질 것입니다.”

AI가 인간처럼 그럴싸한 거짓말을 지어내는 환영 오류를 비롯한 AI의 오류 문제에 대해서 그는 “인간이 항상 정확한 것도 아닐 것”이라며 “완전히 정확한 AI는 나올 수 없고, 인간만큼 정확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AI의 활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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