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라이프톡] 지구과학으로 본 극한호우
'극한호우'라는 말이 딱 와닿는다. 지난 11일 긴급재난문자에서 처음 사용된 기상청 공식용어인데 즉시 일상용어가 됐다. 1시간에 50mm이상, 3시간 누적 강수량 90mm이상 폭우를 말한다.
극한호우와 극한폭염이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극한기후'라는 동전의 양면이다. 지구가 뜨거워져 폭염이 심해지고, 뜨거운 공기는 수증기를 더 많이 머금기에 내렸다하면 폭우다. 폭염은 가뭄이고, 폭우는 홍수다. 결과는 흉작이다. 식량부족으로 빈국의 기아는 불가피하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지구의 역사가 말해준다. 식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한다. 반대로 식물이 죽으면 썩거나 타면서 산소를 소비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식물이 생사를 반복하기에 공기 속 이산화탄소와 산소의 균형이 유지된다.
그런데 3억년전 무성했던 식물들이 대규모로 매몰됐다. 당시엔 식물체를 분해하는 균류가 많지 않아 대부분 썩지 않고 암석화됐다. 석탄이다. 식물이 썩는 과정에서 배출했어야할 이산화탄소가 같이 묻혔다. 이산화탄소는 지구를 따뜻하게 감싸는 온실가스다. 온실효과가 약해지면서 빙하기가 찾아왔다.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인간이 땅속의 화석연료를 꺼내 태우기 시작했다. 3억년간 묻혀있던 이산화탄소가 공기중에 뿜어져 나왔다. 온실가스가 두터워지면서 지구가 뜨거워졌다. 3억년전 이산화탄소가 땅속에 묻히면서 빙하기가 시작됐고, 묻혀있던 이산화탄소가 지상으로 올라와 태워지면서 온난화가 시작됐다.
그 온난화로 생존의 위기에 직면하게 된 인간은 뻔히 알면서도 온난화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 정말 지루한 장마다.
오병상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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