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 내달 18일 캠프 데이비드 별장서 만난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다음 달 미국에서 한자리에 모인다. 대통령실은 20일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8월 중 미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는 3국 간 조율을 거쳐 이른 시일 내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의 날짜는 8월 18일, 장소는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로 좁혀졌다고 한다. 캠프 데이비드는 수도 워싱턴 DC에서 100㎞가량 떨어진 메릴랜드주 북부 산속에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다음 달 18일 워싱턴DC 인근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3국 정상회담 개최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간 한·미·일 3국 정상은 수시로 만나왔다. 윤 대통령 취임 다음 달이었던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처음 머리를 맞대고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지난해 9월 유엔 총회와 11월 아세안·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에서 북한 핵 위협을 비롯한 3국 공통 관심사에 대한 논의를 주고받았다. 그러던 중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약 2분간 열린 한·미·일 약식 회담에서 “3국 정상회의를 따로 개최하자, 워싱턴으로 초청하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 약 석 달 만에 3국 정상이 따로 모이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한·미·일 정상이 다자회의 등을 계기로 만나는 것이 아닌 별도의 3자회담을 위해 모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 자체로 북·중·러를 비롯한 국제사회에 보내는 강력한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미·일 정상이 따로 만나는 것 자체가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3국 정상이 정상회담과 기자회견 외에 다른 일정도 함께하며 개인적 친분을 다지는 계기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회담 테이블에 오를 핵심 의제는 3자 안보협력과 경제안보 분야가 우선 꼽힌다. 이와 관련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18일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후 브리핑에서 “3국 간 안보협력과 기타 경제안보, 교류 활성화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신형 고체 연료를 사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발사하는 등 도발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이 문제부터 집중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연장선에서 지난해 11월 3국 정상회담 때 합의한 ‘북 미사일 경보정보 공유 메커니즘’의 가동을 앞당기는 방안도 화두가 될 전망이다. 이 밖에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공급망 등 경제안보 이슈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이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회의가 개최될 캠프 데이비드는 1943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처음 방문한 이후 미 대통령이 휴가를 보내는 별장으로 유명하다. 굵직한 외교 이벤트에도 자주 등장한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78년 당시 지미 카터 대통령이 30년간 전쟁만 네 번 치른 이집트의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과 이스라엘 메나헴 베긴 총리를 이곳으로 불러 13일간 평화 협상을 한 끝에 맺은 ‘캠프 데이비드 협정’이 대표적이다. 한국 대통령 중에는 2008년 4월, 취임 후 첫 순방지로 미국을 택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초대로 이곳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했다.
권호 기자 kw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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