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 성실치 못했던' 김남국, 코인 논란에 '의원직 제명' 눈앞
유재풍 "소명 성실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특위 전체회의 의결, 본회의 표결' 절차 남아
의결시 44년 만…"징계 의견 존중할 수밖에"
거액의 가상자산 투기·보유 논란을 일으킨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44년 만에 의원직 제명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불성실한 소명'을 배경으로 김 의원에게 최고 징계수위인 제명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권고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여야는 국민적인 공분이 컸던 김 의원 사태에 대해 자문위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기로 의견을 모았던 만큼, 본회의 표결을 거쳐 실제 제명이 의결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국회 윤리심사자문위는 20일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어 김 의원에 대해 최고 징계수위인 '의원직 제명'을 국회 윤리특별위에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윤리특위가 지난 5월 30일 전체회의에서 김 의원 징계안을 자문위에 회부한 지 2개월 여만에 결론을 내린 것이다. 국회의원 징계 수위는 △공개회의에서의 경고 △공개회의에서의 사과 △30일 이내 출석정지 및 해당 기간 수당 절반 감액 △제명 등 총 네 단계로 나뉜다.
7번째 열린 이번 회의는 오후 6시 3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유재풍 자문위원장은 "김남국 의원에 대해 양당에서 징계 요구한 부분이 국회의원 윤리강령상 품위유지 의무, 사익추구 금지와 또 하나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상 품위유지, 청렴의무 조항 위반이었다"며 "거기에 대해 장시간 토론, 자료조사를 했고 그 결과 제명 의견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윤리특위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징계인 '제명'을 권고한 배경에 대해 유 자문위원장은 "가상자산 관련해선 제대로 소명이 안 된 부분이 있는 점과 그동안 해왔던 (거래)내역이라든가 여러 가지를 고려했다"며 "전체적으로 소명이 성실하지 못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자문위 기간 동안 가장 큰 논란으로 떠올랐던 건 '김 의원의 자료 제출 미비'였다. 윤리특위는 김 의원에 대한 국민적인 비난 여론을 감안해 자문위에 첫 활동 시한인 지난달 29일까지 심사를 마쳐달라고 요청했지만, 김 의원이 전체 거래 내역을 제출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심사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에 자문위는 윤리특위에 30일의 활동 기한 연장을 요청하기도 했다.
또 다른 논란이었던 거래액수 또는 횟수, 정확한 현금화 규모 등에 대해 유 자문위원장은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특히 김 의원이 상임위원회 회의 중 거래량이 99억원에 달하는 가상자산을 200회에 걸쳐 거래를 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기 곤란한 것 같고 여러 자료에서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걸로 아는데, 이 자리에서 밝히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 자문위원장은 김 의원이 네 차례에 걸쳐 제출했던 소명 자료 등에 대해선 "공개할 만한 내용이 별로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또 네 차례의 자료 제출, 그리고 김 의원의 소명 태도가 중징계 결정에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과 징계 수위를 자문위원 전체, 만장일치로 판단한 것이냐는 물음엔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는 답변으로 갈음했다.
김 의원의 가상자산 거래내역 공개 여부에 대해선 "거래내역이나 이런 건 공직자윤리법상으로도 (공개) 못하게 돼 있다. 본인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답한 유 자문위원장은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에 대해서도 "미공개 정보 이용 여부는 우리가 알 수 없다. 우리는 심의위이기 때문에 조사권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자문위가 제명 권고 결정을 내리면서 공은 국회 윤리특위로 넘어갔다. 자문위는 국회의원 자격과 징계 심사를 맡는 윤리특위의 자문 기구로, 8명의 외부 인사로 구성돼 있다. 윤리특위는 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거쳐 김 의원에 대한 징계를 결정할 방침이다.
윤리특위의 징계 결정이 마무리되면 본회의 의결이 남아있다. 김 의원의 제명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본회의 무기명 표결에서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의 동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국회 본회의에서 의원 제명안이 가결된 사례는 유신 말기였던 1979년 10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김 의원에 대한 제명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 44년 만에 첫 제명 사례가 된다.
정치권에선 자문위의 이번 결정이 현실화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 나와 "국회의원 직무수행 중, 상임위 활동 기간 중 가상화폐를 거래한 건 매우 잘못된 것"이라며 "(자문위가) 국민 입장에서 국민 눈높이에서 적절하게 조언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어떤 의견이 나오든 자문위 의견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통령실, 與 일부 의원들 '김건희 여사 과도한 엄호'에 끙끙 '속앓이'
- 비용·방식 등 수해대책 여야 제각각…'재난 정쟁화'가 원인
- '코인 논란' 김남국, 중징계 받을까…민주당선 "빨리 리스크 털어야"
- '이재명 지키기' 논란 野 혁신위에…비명계, '李 체제 평가하라' 압박
- 文정부 사드 환경평가 고의 지연 정황…국민의힘 "감사원 감사 받아야" 맹폭
- "이재명은 내가 잡는다"…누가 '저격수' 해냈나
- 한동훈 "이재명, 판사 겁박…최악의 양형 사유"
- 트럼프 1기 참모가 한국에 건넨 '힌트'
- 클리셰 뒤집고, 비주류 강조…서바이벌 예능들도 ‘생존 경쟁’ [D:방송 뷰]
- '승점20' 흥국생명 이어 현대건설도 7연승 질주…24일 맞대결 기대 고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