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오데사 곡물창고 겨냥했나…“곡물 6만t 날아갔다”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의 주요 곡물 수출 루트인 남부 오데사 항구를 집중적으로 포격해 최소 6만t의 곡물이 날아갔다고 러시아 일간 노바야 가제타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전날(19일)부터 오데사 항구 주변을 밤새 폭격했고, 이번 공격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항구 터미널에는 중국으로 운반할 예정이던 곡물 6만t이 있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흑해 곡물 협정에 대한 중단 선언을 한 뒤로 곡물 창고까지 공격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오데사 항구에는 약 100만t의 식량이 저장돼 있고, 이것은 오래전부터 아프리카 등에 전달될 예정이었다”면서 “이번 공격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이 도시에 고통을 주려는 가장 큰 시도지만, 우크라이나만이 타격의 목표가 아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오데사의 중국 영사관 건물도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앞서 러시아 군대는 19일 이란의 자폭 드론(무인 항공기)인 샤헤드 드론과 순항 미사일 등을 동원해 오데사를 공격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습이 군사 기반 시설과 연료 저장고, 탄약 창고 등을 목표로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미콜라 솔스키 농식품부 장관은 “곡물 거래에 활용되는 시설이 표적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미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가 만약 흑해를 통행하는 우크라이나 국적 선박에 발포한다면, 우크라이나의 동맹국들과 러시아의 대결이 극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지난 17일 러시아가 “흑해 곡물 협정은 사실상 종료됐고, 조건이 충족되면 복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국제 식량 가격이 영향을 받았다. 19일 유럽 증권거래소에서 밀 가격은 8.2%, 옥수수 가격은 5.4% 급등했다. 미국의 밀 선물 가격도 9% 가까이 급등해 러시아 침공 이후 일일 최고치를 찍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유럽의 곡창지대’로 불리는 우크라이나는 흑해를 통해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에 곡물을 공급해왔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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