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S’가 뭐길래…모빌리티업계 ‘푹’ 빠졌다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2023. 7. 20.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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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조원 규모로 파이 커지는 미래 먹거리

최근 자동차업계에서 화제를 모으는 기술이 있다. 바로 ‘FMS(Fleet Management System·차량관제시스템)’다. 자동차를 비롯한 탈것을 원격으로 관리하고 제어하는 체계다. 향후 자율주행 시대에 꼭 필요한 기술로 꼽힌다. ‘쏘카’와 같은 카셰어링 업체부터 포티투닷, 카카오모빌리티 등 모빌리티테크 업체 그리고 현대캐피탈 같은 자동차금융 업체들 모두 FMS를 차기 먹거리로 점찍었다. 주요 기업이 속속 참전하면서 시장 규모는 급격히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마켓스앤드마켓스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FMS 시장 규모는 206억달러(약 26조원)에 달한다. 시장은 연평균 10.5%씩 성장해 오는 2026년에는 339억달러(약 43조원)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다. 국내 시장도 덩달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모빌리티업계에선 현재 4조원 규모 시장이 향후 최대 27조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FMS는 자율주행 차량 관제에 필요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모빌리티 기업들이 너도나도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다. 사진은 시범 운행 중인 자율주행 차량. (매경DB)
차량 상태 원격 관리

자율주행 시대 필수 기술

FMS는 상용자동차, 특수목적차량, 항공기, 선박 등 동력 자산과 비동력 자산을 모두 포함해 관리하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실시간으로 차량 위치와 운행 정보, 원격 진단, 이상 여부 등을 파악해 차량 운행 효율과 안전성을 극대화한다. 불필요한 유지 관리 비용을 없앨 수 있다는 이점 덕분에 운송 물류 분야에서 적극 도입하는 기술 중 하나다.

작동 원리는 간단하다. 차량(Fleet) 안에 설치된 수많은 전자제어 장치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후 텔레매틱스(원격통신) 기술로 데이터를 전달받은 원격관제센터에서 차량 상태를 계속 모니터링한다. 즉, 차량 상태를 원격으로 관리·제어하는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현재 FMS를 가장 활발히 활용하는 곳은 카셰어링 업체다. 일반 렌터카의 경우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영업소에 고객이 직접 방문해야 한다. 면허증, 신분증을 확인한 후에야 물리적인 차량키가 나온다. 반면 쏘카·그린카 등 카셰어링 업체는 비대면으로 차량을 대여하고 반납한다. 이때 차량의 실시간 동선, 상태 확인 등에 FMS가 쓰인다.

비교적 단순해 보이는 FMS가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이유는 FMS가 자율주행 기술의 근본이 되는 ‘필수 체계’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체계가 자리 잡으려면 다수 차량을 동시다발적으로 확인하고 수시로 바뀌는 도로 상황에 즉각 대응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자율주행 차량은 V2V(Vehicle to Vehicle) 기술로 차량 간 통신을 활성화, 정보를 수집한다. 이렇게 모은 교통 정보와 차량 상태 정보는 V2I(Vehicle to Infrastructure)를 해 업로드된다. 업로드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격관제센터는 현재 주행 중인 차량의 상황을 점검한다. V2V와 V2I 등 핵심 기술의 근간이 바로 ‘FMS’다. 따라서 자율주행 시장이 커질수록, FMS 기술 시장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

카셰어링 업체부터 현대자동차까지

미래 먹거리 선점 위해 경쟁 시작

현재 FMS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기업은 카셰어링 업체 쏘카다.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며 쌓아온 FMS 노하우를 토대로 각종 신사업을 선보이고 있다.

쏘카는 올해 들어 현대글로비스, 롯데글로벌로지스, VCNC(타다), 리코 등 4개사와 FMS 협약을 맺고 이들 회사의 이동 자산 360여대를 관리하는 실증 사업을 진행한다. 구체적으로 롯데글로벌로지스와는 택배 등에 활용되는 차량을 중심으로 업무 효율성을 개선하고 배송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택배 배송 차량의 운영 효율성을 위해 안전 운전, 최적 경로 이동, 차량 상태 등을 통합 관제함으로써 비용 절감과 운전자 안전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것이다. 쏘카는 잘 키워온 FMS 기술력이 새로운 매출원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이번 실증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다. 국내 시장에서 경험을 쌓고 해외 FMS 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쏘카 관계자는 “FMS 기술을 활용하면 차량 상태 관리부터 운전자 운전 습관까지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모은 자료를 토대로 안전 운전 유도, 유류비 절감, 최적 배송 경로를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는 산하 소프트웨어센터인 ‘포티투닷’과 금융사 ‘현대캐피탈’이 FMS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7월 3일 포티투닷은 국내 FMS 기업 유비퍼스트대원을 인수했다. 유비퍼스트대원은 10년여간 자체 개발한 텔레매틱스 기기와 물류, 렌터카, 버스 운수 등 시장별 특화 솔루션을 기반으로 수만 대 차량을 운영해온 기업이다. 국내 FMS 시장에서 ‘선두 주자’급으로 분류된다. 인수합병으로 확보한 FMS 기술을 기반으로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아키텍처(시스템 설계)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자동차 금융 기업 현대캐피탈은 법인 고객을 위한 자동차 금융 상품과 함께 FMS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2014년 FMS를 본격적으로 도입했고 현재 900곳의 법인, 1만8000대 차량에 FMS 서비스를 적용 중이다. 최근 2년 새 택시업체인 진모빌리티와 빙그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객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현대캐피탈은 성장 정체에 빠진 개인금융 부문을 대신해 FMS를 앞세운 법인 사업이 회사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후발 주자들도 발 빠르게 움직인다.

휴맥스모빌리티는 올해 FMS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휴맥스모빌리티는 카셰어링 업체 ‘피플카’와 주차장 업체 ‘하이파킹’, 전기차 충전 사업자 ‘휴맥스EV’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이들 업체의 시너지를 위해 FMS 기술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자동차 운행부터 주차 그리고 전기차 충전까지 한 번에 관리하는 FMS 기술을 확보했다. 기술 개발을 위한 재원 마련을 목적으로 2024년 코스닥 시장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내비의 ‘운행 기록’을 기반으로 다양한 모빌리티, 물류 분야 서비스에 FMS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을 고민한다. 이에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8월 차량용 통신 단말기와 관제 시스템을 개발·운영하는 ‘알티모빌리티’에 투자를 진행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알비모빌리티의 FMS 장비와 카카오내비를 결합, 이동 자산 통합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8호 (2023.07.19~2023.07.2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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