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방서 2억대 마약 유통 10대들…최대 징역 10년 구형

검찰 "소년법상 최대 형량 구형 불가피"
고교 재학 중 임차한 오피스텔서 마약 거래

고교 시절 공부방 용도로 빌린 오피스텔에서 2억원 상당의 마약을 판매하고 투약한 10대들이 소년법상 법정 최고형인 중형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20일 오후 인천지법 형사14부(류경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향정 등 혐의로 기소한 A군(19) 등 3명에게 장기 10년∼단기 5년의 징역형을 각각 구형했다. 또 재판부에 이들에게 각각 800만∼2000만원 추징을 명령해달라고 요청했다. 소년법에 따르면 범행을 저지른 만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는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텔레그램 계정을 이용해 마약을 판매해 죄질이 중하고 범행 규모가 5000만원을 넘는다"며 "사건 관련자들에게 중형이 선고된 점을 고려해 소년법이 허용하는 최대형 구형이 불가피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군의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은 노트북을 공개하는 등 수사 과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했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불구속 수사 중에는 추가 범행에 가담하지 않고 성실히 공부해 대학에 진학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B군과 C군의 변호인도 "신변에 위협을 느끼면서도 수사에 협조했다", "미성년자 시절 미성숙한 판단력으로 잘못을 저질렀다는 점을 참작해달라"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A군은 "과거에 저지른 무책임한 잘못을 책임지고 처벌받겠다"며 "사회에 나가서는 올바른 삶을 살아가겠다"고 했다. B군과 C군도 "지난날 잘못을 반성하고 부모님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A군 등은 고교 2~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텔레그램을 통해 필로폰 등 시가 2억7000만원 상당의 마약을 판매하거나 소지·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이들 중 1명은 아버지에게 "공부방이 필요하다"고 말해 오피스텔을 임차한 다음 이곳을 마약 유통 사무실로 사용했다.

이들은 온라인으로 성인 6명을 마약 운반책(드라퍼)으로 고용해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두고 구매자에게 위치를 알려주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판매해 1억 2200만원을 챙겼다.

A군 등에 대한 선고 공판은 9월 중 열릴 예정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