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찾은 앤드류 응 “韓 AI 모멘텀 매우 강력한 수준”

윤상언 2023. 7. 2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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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겸임교수가 20일 서울 관악구에서 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이 개최한 ‘초거대AI 모델 및 플랫폼 최적화센터(CHAMP)’ 개소식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 서울대학교

“한국의 인공지능(AI) 관련 산업의 모멘텀은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매우 강력합니다. 수준급 학계와 발전한 반도체 등 공학 산업을 동시에 보유한 생태계는 다른 나라가 쉽게 따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을 찾은 ‘인공지능(AI) 4대 석학’ 중 한 명인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겸임교수가 20일 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울대가 다른 아시아 대학들 사이에서 강점을 드러낼 수 있었던 건 산업계에서 쓰이는 복잡하고 실용적인 개념을 이해하는 역량 때문”이라고 말했다.

응 교수는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의 ‘초거대 AI 모델 및 플랫폼 최적화센터(CHAMP)’ 개소식에 참석해 ‘AI 기술의 기회’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이 자리엔 국내 AI 기업 관계자들과 대학생 등 800여 명이 참석했다.

그는 AI를 범용 기술로 정의하며 “마치 전기처럼 한 가지에만 유용한 게 아니라 여러 요소에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AI 기술 분야를 오랫동안 지배한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 방식이 앞으로는 챗GPT 같은 ‘생성 AI’ 학습 방식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도학습은 사람이 직접 컴퓨터에 데이터를 개별 입력해 반복 학습을 시키는 방식이다. 그러나 생성 AI는 다량의 데이터를 사전 학습한 이후부터는 명령어(prompt)를 입력해 AI를 지속적으로 훈련시키는 게 가능해졌다. 응 교수는 “지난 10년 간은 A라는 정보를 입력해 B라는 결과를 얻는 지도학습의 시대였다면, 앞으로 10년은 프롬프트만 넣으면 AI가 값을 내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성AI 서비스인 '렌사'가 생성한 초상화의 모습. 중앙포토

다만, AI 기술이 산업 전반에 광범위하게 쓰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전망도 내놨다. 개별 산업용 AI를 개발하는 비용이 여전히 비싸기 때문이다. 응 교수는 “예를 들어 피자를 굽기 전 반죽에 치즈가 고르게 분포했는지 AI로 분석하는 기술이 500만 달러(약 64억원) 가치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 가치를 위해 100명의 엔지니어를 투입할 순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미래에는 AI 기술을 직접 개발하지 않아도, 기존 AI 서비스를 산업에 맞게 수정해 쓸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응 교수는 AI 기술이 인류 멸종 등의 극단적인 재앙을 일으킬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크게 과장됐다(wildly overhyped)”고 평가했다. 그는 “인류는 기업, 혹은 국가라는 거대하고 강력한 독립체를 운영해온 충분한 경험이 있다”면서 “AI의 기술 발전은 점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인류를 멸종시킬) 초지능을 가지게 되는 시나리오는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CHAMP는


이날 응 교수를 초청한 서울대 CHAMP는 한국어 기반의 자체 AI 언어 모델 개발을 목표로 지난달 출범했다. 2030년까지 대규모 언어모델(LLM) 등의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개발한 언어 모델은 연구목적에 한해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학 분야 선도연구센터(ERC)로 선정된 이후 국비 135억원을 포함, AI 관련 스타트업 등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약 140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겸임교수가 20일 서울 관악구에서 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이 개최한 ‘초거대AI 모델 및 플랫폼 최적화센터(CHAMP)’ 개소식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 서울대학교


이재진 CHAMP 센터장(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장)은 개소식에서 “1단계 목표로 2026년까지 오픈 AI의 ‘GPT-3.5’와 정확도는 비슷하게, 모델의 크기는 100분의 1 수준으로 작게 만들 것”이라며 “2029년까지 최신 AI모델과 비슷한 성능을 만드는 게 2단계 목표”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전병곤 프렌들리AI 대표(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현장에서 서비스를 만드는 AI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그동안 마땅한 한국어 AI 언어 모델이 없었던 게 불편했다”며 “한국어 언어 모델이 성공적으로 나온다면 국내 AI 스타트업들도 다양한 서비스와 기술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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