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대통령의 당부를 구현하기 위한 퍼즐 몇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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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공장 유치를 당부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둘은 화상면담을 하며 한국 투자방안을 논의했다.
무산된 줄 알았던 테슬라 인도 공장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미국을 찾아 머스크 CEO와 회동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그에 앞서 올해 5월에는 테슬라의 공급망 부문을 담당하는 임원이 인도에 가서 현지 정부 관계자와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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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낙점될 것이라는 기대 낮아
배터리 수급처 확보부터 해야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공장 유치를 당부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둘은 화상면담을 하며 한국 투자방안을 논의했다. 수개월이 흐른 지금껏 테슬라의 새 전기차 생산거점으로 거론된 곳은 우리나라 말고도 여럿이다. 본사 미국과 인접한 멕시코를 비롯해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 유럽 내 자동차 강국 스페인도 후보 지역이다. 머스크는 한국을 "최우선 후보지 가운데 한 곳"이라 했지만 최종 낙점될 것으로 내다보는 이는 많지 않다.
테슬라의 선택을 주목하는 건 세계 최대 전기차 메이커인데다 전동화·자율주행 등 미래 이동수단의 아이콘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업력이 더 오래되고 완성차를 더 많이 파는 곳이 많지만 시장에서 매기는 몸값은 이미 전 세계 자동차 회사 가운데 1위다. 이 회사는 연간 200만대 정도 생산하는데 이를 2030년까지 2000만대로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가동 중인 미국·중국·독일 공장 외에 추가로 새 공장을 더 지어야 한다.
궁금증은 크게 두 갈래다. 테슬라가 한국에 공장을 지을까. 그에 앞서 왜 전기차 공장을 지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공유해야 한다. 완성차 제조과정에서 수많이 얽힌 가치사슬은 그 자체로 일자리인 동시에 커다란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한다. ‘G2’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일본, 독일 등 내로라하는 경제대국과 자동차 제조강국의 리스트가 엇비슷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미래 이동수단의 발달이 전동화와 함께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영역으로 확장하면서 제조 거점을 갖춰두는 게 한층 더 중요해졌다. 기술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무역 갈등, 코로나19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천재지변, 러시아 전쟁 등 다양한 변수로 공급망이 한순간에 어그러질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자유로운 호혜무역이 레토릭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됐다는 얘기다.
신규 공장으로 확정된 멕시코는 당초 유력 후보지로 꼽히던 곳이다. 최대 시장인 북미권역은 물론 중남미까지 아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공급망을 활용하는 문제나 주변 나라 수출도 용이하다. 최근 분위기가 무르익은 곳은 인도다. 애초 지난해에도 투자 유치와 관련해 논의했으나 관세 문제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불발에 그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다. 무산된 줄 알았던 테슬라 인도 공장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미국을 찾아 머스크 CEO와 회동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머스크 CEO는 당시 모디 총리에게 ‘팬’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그에 앞서 올해 5월에는 테슬라의 공급망 부문을 담당하는 임원이 인도에 가서 현지 정부 관계자와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논의했다. 공급망을 잘 갖춰두려는 건 자연스러운 행보다. 테슬라가 기존 레거시 메이커와 다른 부분은 일반적인 수직계열화와 달리 배터리 내재화에 누구보다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머스크가 배터리 강국인 우리나라를 선택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건 이미 국내 기업도 배터리를 자체 수급하지 못할 정도로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도 국산 배터리가 부족해 상당수를 중국에서 수입해 쓴다. 프랑스 르노 본사가 한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고 싶어도 배터리 수급처를 확보하지 못해 최종 결정은 늦어지고 있다. 기술을 갈고 닦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조 생태계를 풍성하게 하는 일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걸 우리는 익히 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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