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아이엔 씨알도 안먹혀"...'금쪽이' 때린 소아정신과 박사

하수영 2023. 7. 2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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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 중앙포토

최근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교내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등의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아청소년 정신과전문의인 서천석 박사가 일련의 사건들과 관련해 "금쪽이류의 프로그램이 제시하는 솔루션(해결책)으로는 씨알도 안 먹힐 일"이라면서 일침을 가했다. 서 박사가 언급한 '금쪽이류 프로그램'은 오은영 박사가 출연하는 채널A의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 박사는 지난 1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 양천구 초등학교 교사 폭행 사건을 거론하며 이같은 글을 올렸다.

교육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 교사 A씨가 다른 학생들이 모두 보는 가운데 담당 학급의 학생 B군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A씨는 해당 폭행으로 입 안이 찢어지는 등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B군은 정서행동장애 판정을 받은 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 박사는 "일반적 교권 침해 문제는 그 문제대로 강력한 해결책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신적 문제 내지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교실 내 어려운 상황에 대해선 이를 적극적으로 다룰 치료 기관과 이를 뒷받침할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신의학전문의 오은영 박사. 사진 채널A


이어 그는 "무슨 상담 몇 차례나 교육 몇 차례? 바보나 얼뜨기 아마추어 아니면 그런 것으로는 씨알도 안 먹히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 쯤은 다 안다"면서 방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금쪽이 류'의 프로그램들이 지닌 문제점은 방송에서 제시하는 그런 솔루션으로는 결코 해결되지 않을 사안에 대해서 해결 가능하다는 환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면서다.

그는 "(이런 프로그램들은) 매우 심각해 보이는 아이의 문제도 몇 차례의 상담, 또는 한두 달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듯 꾸민다"며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렇게 해결 못하는 부모와 교사에게 책임이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력이 부족하든, 노력이 부족하든 둘 중 하나다. 그런데 그리 간단한 게 아니라는 것 쯤은 정신과 의사라면 알고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또 "노력해도 바꾸기 어려운 아이가 있고, 상당수는 장기간의 노력이 필요하며 그런 노력에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며 "그런 진실을 말해야 하는데도 프로그램은 흥행 내지 권위를 위해 의도적인지 아니면 은연중에 그러는지 환상을 유지하려 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육적 장기 입원까지 가능한 전문적 접근은 물론 행동치료 경험이 풍부한 일대일 전담 교사(치료사) 배치 등 강력한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며 "그래야 문제 아이도, 나머지 아이들도, 교실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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