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붙잡힌' 인천 택시기사 살인범 2명, 징역 30년

재판부 "피고인들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아…유족은 정신적 고통 받으며 살아와"
"범행 발각 이후 피해 회복 전혀 안 돼…범죄 전력 없어도 상응하는 처벌 받아야"
2007년 택시 기사 살해 후 금품 빼앗아…용의자 못 찾아 2016년 미제사건 분류

지난 3월 9일 인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에서 택시기사를 흉기로 살해하고 도주했다가 16년 만에 경찰에 붙잡힌 40대 남성이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뉴시스

택시기사를 흉기로 살해하고 현금 6만원을 빼앗아 도주했다가 16년 만에 붙잡힌 40대 남성 2명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20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5부(류호중 부장판사)는 이날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A(47) 씨와 공범 B(48) 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5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각각 명했다.

재판부는 "A 씨는 '사건 발생 당일 범행 현장에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수사 과정과 DNA 감정 결과 등을 보면 의심의 여지 없이 그날 현장에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B 씨도 강도살인의 죄책은 인정했지만 살해 행위는 A씨 혼자 했다고 주장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며 책임을 축소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들 누구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 않다"며 "피해자 유족들은 그동안 정신적 고통을 받으며 살았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범행이 발각된 이후에도 피해는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 피고인들이 우발적으로 범행했고 이 사건 이전에는 강력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다고 해도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을 해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2007년 7월 1일 오전 3시께 인천시 남동구 남촌동 도로 인근에서 택시 기사 C(사망 당시 43세)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현금 6만원을 빼앗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범행 이후 C 씨의 택시를 운전해 인천 미추홀구(옛 남구) 주택가로 이동시키고 불을 지른 뒤, 미리 준비한 A씨 소유의 크레도스 차를 타고 도주했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확보한 쪽지문(작은 지문)을 통해 A씨 등을 피의자로 특정하고 16년 만에 검거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