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 본부장 "김정은 막다른 골목 다다랐다…미사일 돈줄 차단"
정부의 북핵 수석대표인 김건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20일 일본 나가노(長野)현 가루이자와(輕井澤)에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북핵수석대표,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한미일 3국 북핵수석대표들은 이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연이은 무력 도발에 맞서 핵·미사일 개발 자금원을 차단하기 위한 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경제와 안보 등 핵심 과업의 성과를 내는 데 실패해 왔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자금줄을 차단하고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복귀시키기 위해 한미일 3국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일 북핵수석대표의 대면 협의는 지난 4월 서울에서 열린 이후 약 석 달만으로 김 본부장 이외에 성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참석했다.
그는 “작년 6월 우리가 첫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개최한 지 1년여가 지났는데 (북한) 김정은은 핵심 과업들의 성과를 내는 데 계속 실패해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은 자력갱생을 계속 추진했으나, 북한은 경제 파탄에 직면했을 뿐이다”라며 “북한은 희소한 자원을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탕진해왔다. 북한이 인도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더욱 유감스럽다. 이는 자력갱생의 근거 없는 믿음을 계속 살려보려는 헛된 시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김정은은 핵 공격 위협을 고조시키면 존중을 얻고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한미는 위협받거나 어떤 양보도 제공하지 않고 대신 워싱턴선언을 통해 동맹을 업그레이드 했다”며 “특히 이번 주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은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어제도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한미일은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핵 개발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한미일과 국제사회 결의를 더욱 강화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한미일은 북한의 지속되는 도발에 대한 효과적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불법적 자금줄을 차단할 것”이라며 “북한 해외 노동자 송환과 악성 사이버 활동 근절이 우선순위”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그러면서도 “북한과 대화에 열려 있다”며 “특별한 영향력과 책임을 지닌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독려하는 것도 오늘 협의의 중요 주제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미일은 내년 동시에 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한다"며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안보리에서 3국 간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후나코시 국장, 21일 성김 대표와 각각 양자 협의도 진행한다.
북한은 올 들어 지난 12일 ‘화성-18형’까지 총 4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감행했으며, 19일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도 쏘는 등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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